경남기업 구명로비 펼칠 때 충청 출신이 금융요직 장악

2015.04.21 22:13 입력 2015.04.21 22:31 수정

최수현 금감원장·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 연루 의혹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경남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구명로비’를 펼치던 시기에 충청권 인사들이 금융감독 당국과 주요 채권은행에 포진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는 2013년 9월3일 김진수 당시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구조개선국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같은 해 9월12일과 13일에는 채권은행장인 임종룡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난 일정이 적혀 있다. 당시 성 전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이었다. 경남기업은 그해 10월29일 3차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이튿날 채권단은 긴급자금 지원을 결정, 이듬해 1월21일 63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충남 예산 출신이고, 충북 충주 출신인 조영제 부원장이 은행을 담당하고 있었다.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았던 김진수 국장 역시 충청권 출신이다. 특히 최 전 원장과 조 전 부원장은 성 전 회장이 이끌었던 충청포럼에 종종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을 살리기 위해 뛰어다니던 때, 금융감독 당국의 요직을 충청권 출신이 장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남기업에 돈을 가장 많이 빌려준 수출입은행의 김용환 당시 행장은 충남 보령 출신이다. 김 전 행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수출입은행의 경남기업 익스포저(위험노출 채권액)는 521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이 중 대출채권이 2172억원이고, 나머지 3000여억원은 이행성 보증이다. 특히 김 전 행장 재직 시절인 2013년 경남기업 대출이 600억~700억원가량 급증했다. 수출입은행은 “중소·중견 건설사 지원 강화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부응해 해외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승인한 정상적인 대출이었다”고 해명했다.

2013년 4월 경남기업에 170억원을 빌려준 농협은행 신충식 당시 행장 역시 충남 예산 출신이다. 농협은행이 빌려준 자금 중 82억원이 미상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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