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가족 수령’ 들통났는데도 모른다는 후보자·교육부

2022.04.26 21:25 입력 2022.04.26 23:45 수정

유선희 정책사회부 기자

유선희 정책사회부 기자

“처음 듣는 내용이다”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알지 못한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까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기자는 25일 교육부 인사청문 준비단에 ‘팩트’에 대한 최종 확인과 이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모르겠다”는 게 전부였다. 풀브라이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물증’을 토대로 “후보자 가족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는 경향신문 보도가 나간 26일에도 해명 보도자료는커녕 “설명할 내용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인사청문 준비단은 관련 취재가 이어진 내내 모르쇠로 일관했다. 풀브라이트동문회장 시절 딸의 장학금 수령 사실이 처음 알려진 지난 20일에는 후보자 부인이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교환교수로 갔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김 후보자와 가족은 기자의 연락을 피했다.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응답이 없었다. 고위 공직후보자로 검증대에 올라온 이상 가족의 장학금 수혜 사실이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럼에도 인사청문 준비단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국회의원에게도 똑같은 태도를 보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 요청한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령자 현황은 최근 1년치만 제공했을 뿐 다른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선정하는) 한·미 교육위원단에서 자료를 다 가지고 있어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한·미 교육위원단도 모든 질문에 “아무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전날 한·미 교육위원단이 입주한 서울 마포구 소재 풀브라이트 빌딩을 직접 찾아가봤지만 위원단 측은 출입구의 문을 잠가버렸다.

풀브라이트 장학기금에는 정부 자금도 들어간다. 나랏돈이 들어간 사업에 ‘가족찬스’가 있었다면 중대한 문제이다. 당연히 검증돼야 할 사안이다. 떳떳한 장학금 수령이었다면 사실관계를 명쾌하게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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