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오만한 민주당, 국민 마음 못 읽으면 더 큰 참패"

2022.06.07 16:27 입력 2022.06.07 18:07 수정

“전당대회는 노선 투쟁위한 대회여야”

팬덤 정치엔 “균형 맞추고 극복해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7일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더 겸허한 자기반성으로 국민에게 다시 다가서지 않으면 더 큰 참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의사결정 구조에 팬덤 정치가 작용했다는 지적을 두고는 “정치 팬덤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정치인은 다른 목소리로 균형을 맞추거나 자기 실천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졌는데도 170석을 앞장세워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며 “국민 마음을 잘 읽어내지 못하면 당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정치인인 김 전 장관은 대선 이후인 지난 3월21일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됐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정치에서 발을 뺀 사람이 말을 거드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인터뷰를 고사했다가 마지못해 응했다.

김 전 장관은 6·1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더 크게 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덜 졌다”면서 “경기지사 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이겼으나, 참패는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은 이미 대선 때도 경고했는데 당이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니 한 번 더 혼나보라면서 (심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참패 원인으로는 “부동산 문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됐고,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강행 처리를 두고는 “대선 패배 후 반성 모드에 들어간 게 아니라 170석을 앞장세워 완전 돌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지방선거 패배 직후 민주당에서는 백가쟁명이 이뤄지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금부터 잘 싸워야 한다”면서 “전당대회 자체가 노선 투쟁을 위한 대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명 의원의 8월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관심받는 상황을 두고는 “우리나라 정치가 부박해서 대장이 누군지에 대한 싸움만 하는데, 사람에게 줄 서는 식의 싸움이어서는 당의 미래가 어둡다”며 “당의 노선, 차기 집권 전략을 두고 제대로 노선 투쟁하고, 그 결과로서 새로운 지도부가 탄생해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김 전 장관은 팬덤 정치를 대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정치 팬덤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당당하게 맞서서 자기 소신을 밝혀서 극복해야 한다”며 “조용한 다수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목소리를 조직하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탈층보다는 당 핵심 지지층을 더 결집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두고는 “좌든 우든 과격하고 극단적인 사람들은 당심이 자기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내세우지만, 당심도, 민심도 하나가 아니다”라며 “누구도 민심이나 당심을 전유하지 못하는데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취해서 당심, 민심이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1986년 김영삼 전 대통령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3년 김부겸 전 총리 등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면서 ‘독수리 오형제’로 불렸다. 20대 총선에서 부산 부산진갑 지역에서 3선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됐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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