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쇄신 시민 컨설팅 3-2

“과오를 인정한 최초 대통령” 돼 달라

2024.05.08 16:33 입력 2024.05.08 17:26 수정
윤석열 대통령은 변화할 수 있을까. 4·10 총선 참패로 지난 2년 국정운영은 낙제점을 받았다. 주권자의 심판 뒤에도 국정쇄신 의지와 방향성은 흐릿하다. 시민들의 쇄신 요구에 어떻게 응답하는지가 윤 대통령과 공동체의 미래를 가른다.
오는 10일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앞두고 경향신문은 각계각층 시민 53명의 인터뷰를 통해 국정쇄신 시민컨설팅보고서를 꾸렸다. 다양한 정치 지향을 가진 이들이 ‘국정쇄신 컨설턴트’로서 제안을 내놨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총선에서 지지를 철회한 ‘돌아선 시민들’(15명), 대선과 총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회의적 시민들’(22명), 두 번 모두 여권에 표를 줬지만 ‘실망한 시민들’(11명), 투표에 참여하지 않기를 택한 시민들(5명)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이틀 앞둔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외벽에 취임 당시의 슬로건이 걸려 있다. 조태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이틀 앞둔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외벽에 취임 당시의 슬로건이 걸려 있다. 조태형 기자

“과오는 저질렀지만, 그것을 인정한 최초의 대통령” “도전했던 대통령” “막판에 정신 차리고 열심히 잘한 대통령”

경향신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인터뷰한 시민 53명에게 윤 대통령이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물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시민 상당수는 ‘바뀔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희망을 걸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시민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 전망을 내놨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고집과 아집을 버리는 대통령’으로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홍모씨(54)는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언론과 만나 질문도 받고 야당과 협치와 소통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정모씨(64)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달라”며 “경제 전문가들을 등용해서 경제를 살려야지 더는 법조인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곽모씨(43)는 “적어도 최악의 불통 대통령으로 기억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모씨(54)는 “술은 좀 줄이고 정치 공부 좀 합시다”라고 말했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찍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지지를 거둔 시민들도 윤 대통령에게 “과오를 인정하라”고 조언했다. 오모씨(33)는 “초기에는 권력에만 골몰했지만 후기에는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했다. 황모씨(43)는 “대통령이 변하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그간의 고정관념을 깨준 선구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최병태씨(75)는 “현재까지 해온 대로 남은 3년을 보내면 참으로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외교, 언론관, 경제 무엇 하나 좋은 게 없는데 경제에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을 찍었다가 지지를 철회한 김모씨(35)는 “대통령이 변하면 적어도 후퇴는 안 한, 국정을 망치지 않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도 “변하리라는 기대가 없다. 아무것도 안 해서 아무것도 안 망쳤으면 한다”고 쓴소리했다. 박모씨(66)는 “검찰 출신 옹고집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 지지층 상당수는 대통령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 지지자인 김모씨(41)는 “총선 참패 이후에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을 보면 진정 변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덕수씨(53)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불어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모씨(39)는 “더는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없기에 대통령 스스로 용단을 내리거나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병철씨(28)는 “대통령직에서 내려오셔서 개인적으로 편안한 삶을 누리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모씨(가명·35)는 “남은 3년간 식물 대통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제대로 정신 차린 대통령” “수출 폭망, 내수 폭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는 대통령” “잘못을 허심탄회하고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변화하는 대통령” “화합과 협치를 보여줄 수 있는 롤모델” “미래를 준비하는 대통령” “아집과 독단에서 벗어나 국민 입장에서 공정과 상식을 논하는 대통령” “국민을 위해 뚝심 있게 전진하는 대통령” “더 처절하게 반성하는 대통령”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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