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더불어민주당이 향후 1년간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중단을 원구성 협상 조건으로 내건 것을 두고 “헌법에 규정된 재의요구권을 부정하는 것을 보면 민주당이 외치던 ‘법대로’는 ‘아버지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대로’였던 것이 분명하다”며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소수 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양보한 세 차례 타협안에 대해 민주당은 황당한 요구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폭주를 동참하라는 건 여당까지 이재명 대표 방탄, 명심 독재에 줄세우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스스로 협상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며 “민주당이 다수 힘을 앞세워 일방적 입법 독주를 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행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북한조선중앙통신에서나 들을 수 있는 ‘민주당 아버지’ 운운하는 황당한 소리에서 벗어나 정통 민주당으로 돌아 오라”며 “민생을 위한 협치 여정을 여야가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고 말해 논란이 된 데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민주당의 협상 제안 거부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에선 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맹공이 계속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에서 벌어진 낯뜨거운 아부와 충성 경쟁이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며 “90도 폴더인사에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의 아버지, 집안의 큰 어른이라고 칭송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졌다”고 했다.

전주혜 의원도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여러분의 선배를 욕보이는 망언이다. 민주당의 아버지가 언제부터 이 대표였나”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 군주 국가가 아니다. 지금 민주당은 북한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오직 이 대표의 심기 보전에만 힘쓰며 특정 개인의 사익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민주당은 일극체제로 움직이는 북한을 연상케 할 정도”라고 했다. 그는 “그 수준이 국민의 눈높이는 물론, 정도와 상식을 한참 벗어났다”며 “민주당 역시 정치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방탄을 향한 폭주는 민주당 전체의 멸망을 촉발시킬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