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前정책실장 “한·미 FTA 타결은 盧정부 아이러니”

2007.05.01 18:44

참여정부 초기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참여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이자 수수께끼”라고 비판했다.

이정우 前정책실장 “한·미 FTA 타결은 盧정부 아이러니”

이전실장은 1일 대구경북민생네트워크 주최로 대구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한·미 FTA 바로알기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금은 우리 민족과 나라의 운명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전실장은 “미국은 이번 FTA 체결을 통해 시장이 경제를 지배하는 영미형 모델 혹은 신자유주의 모델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과의 심층통합을 통해 우리 경제체제를 영미형모델로 못박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체제는 한 번 결정하고 나면 불가역의 성질이 있다”면서 “우리가 충분한 검토없이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미 FTA로 수출·고용·성장 등에 미칠 영향은 불투명한 반면 농업분야의 피해는 확실하다”면서 “미국과 빠르게 심층통합을 해서 과연 우리가 얻을 게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전실장은 “그렇지 않아도 IMF 환란 이후 급격히 시장주의로 기울어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국내에 너무 많은 시장주의자들이 판에 박은 논리로 우리 경제를 오도하고 있는 판에 한·미 FTA까지 맺는다면 설상가상이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나친 시장주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다 좌파정부라는 공격까지 받던 참여정부가 이런 우(右)선회 결정을 내린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이자 수수께끼”라고 덧붙였다.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책기획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를 지낸 이전실장은 지난해 11월 한·미 FTA 체결 반대 입장을 밝히고 특보직에서 물러나 경북대 교수로 복귀했다.

〈대구|박태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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