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시장이 금연공원내 흡연구역정책 폐지한 까닭은?

2011.11.07 11:20

박원순 서울시장이 ‘금연 공원 내 흡연구역’ 설치 계획을 전면 유보했다. 이 정책은 전임 오세훈 시장이 결제했던 사안이다. 박 시장이 전임 시장 정책을 미룬 데에는 ‘금연 전도사’인 박재갑 서울대의대 교수의 항의 공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박재갑 교수는 지난 1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 담배제조 및 매매 금지 추진운동본부’ 명의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항의 공문을 보냈다. 박 교수는 공문에서 서울시의 금연공원 내 흡연구역 설치계획을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서울시는 박 시장 당선 전인 지난달 18일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시내 공원 20곳 중 15곳에 11월 말까지 흡연구역 34곳을 설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금연 전도사로 알려진 박재갑 교수는 당시 서울시 발표를 접한뒤 박 시장에게 공문을 발송했다.

박 교수는 공문에서 “금연공원에 흡연구역을 설치하는 것은 금연공원 지정의 주요 이유인 ‘간접흡연피해방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조치”라며 “간접흡연 피해 방지를위해 금연공원 내 흡연구역 지정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특히 개방형 흡연구역은 금연공원 지정의 의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흡연구역 설치를 즉각 중단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박 교수의 항의 공문을 받자 마자 곧바로 담당 국장을 통해 박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시장은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 금연정책 전반을 논의한 것은 물론 박 교수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또 박 교수한테 직접 전화를 걸어 그의 지적에 공감을 표했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은 “국민건강 전도사인 박재갑 교수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면서까지 말리겠다고 한다면 굳이 공원에 흡연구역을 지정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재갑 교수의 지적으로 금연공원에 흡연구역을 설치하려던 서울시의 계획은 유보됐다.

서울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당초에는 지켜질 수 있는 법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공원은 광장과 달리 오래 머무르기 때문에 환기장치 등이 설치된 흡연구역을 설치하려 했는데 박 교수의 지적이 일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흡연구역 설치를 당분간 유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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