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뭐 다 그런 것 아니냐”

2010.12.30 21:28 입력 2010.12.31 10:19 수정

“아침에 구단주·사장 만나… 감독 이·취임식 참석할 것”

선동열 감독의 목소리는 비교적 차분했다. 아니, 그러려고 노력하는 듯싶었다.

30일 오전 이수빈 삼성 구단주와 김인 사장을 만나 예상치 못한 ‘해임’ 통보를 받고 한동안 휴대전화를 꺼놓았던 그는 심경을 정리한 오후엔 다시 휴대폰 전원을 켰다.

선 감독은 “여러 사람이 당황스러워했다”는 인사에 “뭐 다 그런 것 아니냐”는 말로 받으며 초연한 듯 얘기를 시작했다. “아침에 구단주님하고 사장님을 만났다. 그런 얘기가 나왔고 그렇게 됐다”며 “나도 12월 중순부터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그룹이 젊은층 위주로 바뀌고 있는데 사장님, 단장님도 바뀌어서 그대로 있는 것이 그렇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사퇴 여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또 그에 대한 명확한 자기 입장을 전하는 대신 외부 판단에 맡기려는 목소리였다. 단어를 정확히 표현하기보다는 ‘그런’ ‘그렇게’ 등의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선 감독은 현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야구계에 자기 몫을 하며 다음 기회를 찾아가겠다는 뜻도 내보였다. “야구장을 떠난 것은 아니다. 복귀하면 되니 너무 그런 쪽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향후 진로에 대해 선 감독은 당분간 계획하지 않았던 시간을 잘 활용하는 데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이런 적이 없었으니 재충전할 기회로 삼아야겠다. 그런 시간으로 만들겠다”며 “이번주라도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나 가서 머리 좀 식히고 와야겠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내년 1월5일 경산볼파크에서 진행될 삼성 감독 이·취임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류중일 코치가 감독이 됐으니 가서 또 만나고, 나 또한 그 자리에 가서 얘기도 하고 그럴 참이다. 다들 경산에서 보면 좋겠다”고 했다.

2004년 삼성 수석코치로 부임해 이듬해 제12대 삼성 사령탑에 오른 이후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 올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 재임기간 6년 중 5번이나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선 감독이 야인으로 물러남에 따라 내년부터 당장 ‘국보급 명장’을 끌어들이려는 각 구단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창단이 구체화되고 있는 제9구단 초대감독 후보 0순위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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