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류 기대하라, 일본 스프링캠프 스타트

2011.02.01 15:33 입력 2011.02.01 16:43 수정
김현기기자

오릭스 버펄로스의 박찬호가 1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에서 열린 오릭스 합동훈련 첫날 투구 연습을 하고 있다.미야코지마(일본)|연합뉴스

오릭스 버펄로스의 박찬호가 1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에서 열린 오릭스 합동훈련 첫날 투구 연습을 하고 있다.미야코지마(일본)|연합뉴스

‘야구 한류 기대하라.’박찬호(38), 이승엽(35·오릭스) 등 일본 프로야구 ‘한국인 5인방’에겐 특별한 설날이다. 개인훈련을 마친 뒤 지난 달 말 일본에 입성한 이들은 각 구단 전지훈련 개시일인 1일부터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2011년은 2월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5명 모두 일본 남단 오키나와 열도에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야쿠르트 임창용(35)이 오키나와 본섬 우라소에에, 라쿠텐 김병현(32)이 본섬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구메지마에 여장을 풀었다. 오릭스의 박찬호와 이승엽은 본섬 남서쪽 270㎞에 위치한 미야코지마 오릭스 캠프에서 새 출발을 알렸고, 지바롯데 김태균(29)은 더 밑으로 내려가 대만에서 가까운 이시가키지마 캠프를 통해 훈련을 시작했다.

5인방은 이달 중순까지 체력 훈련과 불펜피칭, 자체 청·백전 등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2월 하순 오키나와에서의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쌓는다. 특히 한국 프로 팀과 맞대결은 이들의 올시즌 성공을 예견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야쿠르트가 17일 삼성과 격돌하는 것을 비롯해 19일엔 오릭스, 22일과 23일엔 라쿠텐이 역시 삼성과 만난다. 야쿠르트는 KIA(19일), 한화(23일)와도 붙고 지바롯데는 자매 구단인 롯데와 두 차례(23~24일) 격돌한다.

‘야구 한류’ 기대를 나란히 받고 있지만 5명 앞에 놓인 과제는 각기 다르다. 걸어온 야구 인생이 모두 다르고, 일본 무대에 대한 경험도 차이 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17년 생활을 마감하고 일본으로 간 박찬호에겐 ‘적응’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다승(124승)에 다양한 구질을 갖춘 박찬호의 기량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과 일본 언론은 최근 그의 이력을 높이 사 오릭스 ‘우승청부사’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야구는 스케일이 큰 미국 야구와 완전히 다르고 이 점이 박찬호에게 중요한 숙제일 것으로 보인다. ‘현미경’으로 불리는 세밀한 일본 야구와 몇 년 만에 맡은 선발 보직 적응이 박찬호가 넘어야 산이다.

오릭스 이승엽이 합동훈련 첫날 베팅연습을 하고 있다.미야코지마(일본)|연합뉴스

오릭스 이승엽이 합동훈련 첫날 베팅연습을 하고 있다.미야코지마(일본)|연합뉴스

반면 일본 무대 8년차를 맞아 명예회복을 노리는 이승엽의 단어는 ‘초심’.

예년보다 일찍 타격 연습에 돌입한 그는 특히 투수의 볼을 자연스럽게 받아 넘기는 밀어치기에 주력하고 있다. 타격의 기초나 다름없는 밀어치기는 이승엽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과 일본 무대 맹활약 기반이었다. 결국 초심을 찾고 밀어치기를 강화, 새로운 팀에서 부활하겠다는 이승엽의 의지로 볼 수 있다.

3년 만에 프로 무대로 돌아온 김병현의 과제는 ‘열정’이다. 그는 라쿠텐 입단식에서 “중간계투나 패전 처리를 할 각오도 되어 있다”며 마운드로 복귀한 기쁨과 열정을 표현했다. 메이저리그를 주름 잡았던 승부사 기질을 다시 찾는다면 일본 무대에서의 빠른 성공도 예견된다.

지난해 성공을 거둔 임창용과 김태균은 각각 ‘제패’와 ‘극복’을 키워드로 내걸었다.

3년간 15억엔이란 거액을 받고 재계약한 임창용은 올해 구원왕 제패로 새로운 성공 시대를 열어갈 참이다.

그는 피칭을 일찍 시작했던 예년과 달리 오히려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고 있다. 일찌감치 구원왕 목표를 공개한 만큼 시즌 막판까지 체력과 지구력을 유지, 타이틀을 따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석된다.

이에 반해 일본 무대 데뷔 해에 우승을 맛본 김태균은 2년차 징크스 극복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김태균은 전반기 지바롯데 클린업 트리오에서 활약하다 후반기 체력 저하와 상대팀 견제가 맞물려 하위 타선으로 내려가는 아픔을 겪었다. 2년차인 올해 견제가 더 심해질 것은 당연하다. 김태균 자신은 “나도 일본 투수들을 파악했기 때문에 괜찮다. 3할과 30홈런, 4번 타자 복귀를 목표로 내걸고 싸워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겠다”며 새 시즌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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