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로망 남아있지만…뻥뻥 때려야죠”

2024.05.09 20:13 입력 2024.05.09 20:15 수정

타구속도 151.1㎞…압도적 파워 NC 맷 데이비슨

NC 맷 데이비슨은 올 시즌 평균 타구속도 시속 151㎞로 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구를 날리고 있다. 타격하고 있는 데이비슨. NC 다이노스 제공

NC 맷 데이비슨은 올 시즌 평균 타구속도 시속 151㎞로 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구를 날리고 있다. 타격하고 있는 데이비슨. NC 다이노스 제공

ML 불펜 세 차례 등판하며
한때 투타 겸업 고민도

외국인 타자로 KBO 첫 마운드?
팀이 크게 지는 상황…그건 싫다

NC 외국인 거포 맷 데이비슨(33)은 한때 진지하게 투타 겸업을 고민했던 선수다. 실제로 메이저리그(ML) 등판 기록도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2018시즌 불펜으로 3이닝 나와 실점 없이 막았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까지 나왔다.

신시내티에서 뛰던 2020시즌에도 불펜으로 3차례 등판해 3.1이닝을 던졌다. 두 경기는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세 번째 등판 때 홈런을 맞아 2실점했다. LA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던 2021년에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를 불펜 투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렇다면 데이비슨이 KBO리그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을까. 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 3명 전원을 동일 포지션으로 등록할 수는 없다. 투수 2명·타자 1명 혹은 투수 1명·타자 2명으로만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일회적으로 외국인 투수를 타석에 세우거나, 외국인 타자를 투수로 등판시키는 건 가능하다. KBO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남은 선수가 없다거나 하는 경우 일회성으로 기용하는 건 문제 삼지 않는다. 다만 등록 포지션과 다르게 꾸준히 기용한다면 KBO 차원에서 제재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데이비슨이 투수로 실전 등판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강인권 NC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데이비슨이 투수로도 던진 건 알고 있다”면서 “그런(팀이 대패하는) 상황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데이비슨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지금 던진다고 하면 아마 팔이 떨어져 나가겠지만, 투수에 대한 로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팀이 크게 지고 있어야 하는데 괜찮겠냐’는 말에는 “그건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NC가 바라는 건 역시 타자 데이비슨이 뻥뻥 홈런을 때려주는 것이다. 강 감독이 “홈런을 치면 창원NC파크 외야 너머에 있는 대형마트까지 날아갈 것 같다”고 할 만큼 데이비슨의 파워는 압도적이다. 올 시즌 타구 속도 151.1㎞로 단연 1위다. 연장 접전 끝에 6-7로 패한 8일 수원 KT전 때도 동점 홈런만 2차례 날리며 파괴력을 입증했다. 6회 홈런이 125m, 8회 홈런이 120m를 날아갔다.

낯선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선수 다수가 그랬듯 데이비슨 역시 야구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교 졸업 직후인 2009년 1라운드로 ML 지명을 받았지만,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대 초반에는 야구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따라 전기기술자가 돼볼 생각도 했다. 투타 겸업을 고민한 것도 결국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데이비슨은 일본프로야구(NPB)로 무대를 옮겼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은 남기지 못했다. 112경기에서 19홈런을 치고도 타율이 0.210에 그쳤다. 이제 아시아 야구 2년 차, KBO 무대에서 각오가 남다르다.

개막 첫 달 본인의 성적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데이비슨은 “아직 도달해야 할 목표까지 오르지 못했다. B를 주고 싶다”면서 “계속 페이스를 끌어올려서 30홈런 이상은 무조건 치겠다”고 답했다. 8일 현재까지 데이비슨은 타율 0.295에 7홈런, OPS 0.966을 기록 중이다.

“투수 로망 남아있지만…뻥뻥 때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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