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과 진학 사이… 고교 축구감독의 고민

2015.07.30 21:38 입력 2015.07.30 21:45 수정

성적도 내야 하고 진학도 시켜야 한다. 아마추어 축구팀 지도자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제48회 대통령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4강전을 앞둔 30일 전남 영광군 영광스포티움 종합운동장.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몸을 풀고 있는 보인고와 신갈고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두 감독은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사상 첫 대통령금배를 품겠다는 신갈고 이태엽 감독이나 3년 만에 다시 우승을 해보겠다는 보인고 심덕보 감독의 승리에 대한 열망은 꼭 같았다.

우승에 도전하는 욕심과 함께 비슷한 말이 또 있었다. 제자들의 진학에 대한 고민과 팀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4강전까지 오른 만큼 두 팀의 3학년 선수들은 웬만한 대학에 지원할 자격을 얻게 됐다. 대학교별로 지원 자격이 다르지만 대부분은 전국대회 8강부터 4강까지의 성적을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성적이 더 좋다면 당연히 더 프리미엄이 있는 만큼 두 팀은 4강에 만족하지 않고 우승까지 넘본다. 학교의 명예는 물론 3학년 학생들의 미래도 걸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적도 잡고 3학년 학생의 진학 문제도 다 잡는 게 쉽지 않는 일이다. 3학년 학생보다 1·2학년 학생의 기량이 뛰어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두 팀에는 17세와 16세 이하 대표팀에 포함된 기량이 뛰어난 1·2학년 학생들이 꽤 포함돼 있다. 형보다 나은 아우가 적지 않게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감독은 일단 3학년 학생들의 진학부터 신경 썼다. 제자의 인생을 좌우할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부상이 없는 한 3학년 학생 위주의 베스트11을 꾸렸다.

신갈고 심덕보 감독은 “3학년 선수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학부모들도 이 먼 곳까지 와서 응원하는 게 자식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서인데 그걸 외면할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성적을 내야 하는 지도자의 숙명과 제자의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스승의 위치 사이에 선 감독들의 말 못할 고충이 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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