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5 차준환 “나라는 존재 더 보여줘…만족”

2022.02.10 20:55

한국 남자 피겨 새 역사

차준환이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 | 연합뉴스

차준환이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 | 연합뉴스

김연아 이후 첫 5위 진입
첫 점프 실패에도 명연기
“개인 최고점·10위권 입성
목표 달성…더 강해질 것”

여덟 살, 바람이 머리카락에 스치는 느낌이 좋아서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단발머리 꼬마는 어느새 두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역사도 썼다.

한국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22·고려대)이 한국 올림픽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82.87점을 받았다. 지난 8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점수 99.51점을 합친 총점 282.38점으로 미국의 네이선 첸(332.60점),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310.05점), 우노 쇼마(293.00점), 하뉴 유즈루(283.21점)에 이어 전체 5위 자리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에서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건 2014년 소치 대회 김연아(2위) 이후 처음이다.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기록한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순위(15위)도 훌쩍 경신했다.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남자 싱글 공인 최고점(273.22점)도 넘어섰다.

첫번째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졌다. 하지만 차준환은 씩씩하게 일어나 남은 수행 요소들을 순조롭게 소화했다. 이후 점프에서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뒤에 3명의 선수를 남겨둔 상황에서 하뉴 유즈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3명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최종 5위의 성적을 냈다.

차준환은 “첫 점프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남은 수행 요소를 잘 소화하고 앞의 실수를 잊을 수 있게끔 잘 이어나가려고 했다.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차준환은 “이번 올림픽의 최대 목표는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는 것과 톱10 안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 이상으로 톱5까지 나오게 됐다”며 “이번 올림픽에서는 나라는 선수를 좀 더 보여줬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쇼트프로그램 이후에 메달권까지 기대하셨을 텐데 오늘의 경기가 좀 더 희망적이고 앞으로 기대될 수 있게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대회까지 차준환은 적지 않은 고충을 겪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캐나다 전지훈련 대신 국내에서 홀로 몸을 만들어야 했다. 그는 “힘들거나 어려운 순간은 사실 정말 많았다. 연습이 잘되다가도 안 될 때가 많았다”면서도 “그래도 이 자리에 오면 그 이상으로 값진 경험을 얻고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앞으로 더 강한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차준환은 “계속 싸우고 발전하면서 더 성장하고 싶다”며 “일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첫번째 목표”라고 했다.

오는 15일부터 첫 올림픽 무대에 오를 여자 싱글 대표팀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차준환은 “올림픽은 참 소중한 순간”이라며 “매순간을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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