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선수노조, 애리조나주 이민단속법 강력 반발

2010.05.01 10:13

강력한 이민단속법을 채택한 미국 애리조나주의 정책에 대해 반발 움직임이 확산 중인 가운데 미국프로야구(MLB) 선수노조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은 1일(한국시간) 이민 단속법에 반대하는 메이저리그 감독과 선수, 선수노조 관계자의 발언을 비중 있게 전했다.

잰 브루어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는 지난달 23일 주(州) 경찰에 불법이민 단속권을 부여해 논란이 인 이민단속법에 서명했다.

미국 내 불법 체류를 주 범죄로 규정하고 주 경찰과 지역 경찰에 불법 이민자라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사람의 체류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는 경찰이 다른 범죄 용의자일 경우에만 그 사람의 신분을 조사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중남미, 일본 등 외국에서 온 선수들이 어느 스포츠보다 많이 활약하는 곳이다.

30개 구단의 올해 개막전 로스터에서 25%가 넘는 선수들이 외국 출신 선수들이었기에 애리조나주가 택한 이민단속법에 더욱 민감하다.

특히 많은 팀이 애리조나주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해마다 시범경기인 '캑터스리그'를 치르고 있기에 메이저리그가 느끼는 일종의 배신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6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아지 기옌(46)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 적극적으로 앞장서 이민단속법을 반대했다.

기옌 감독은 "내년 애리조나주에서 열릴 MLB 올스타 게임에 출전한다고 해도 난 안 가고 싶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선수들이 애리조나에서 경기하는 걸 '보이콧'하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했다.

역시 베네수엘라가 고국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내야수 세사르 이스투리스도 "앞으로 (애리조나주의) 경찰들은 거리에 나온 사람들의 뒤를 공개적으로 밟을 것이다. 아주 좋지 않다"며 비인권적인 조치라고 비난했다.

마이클 와이너 MLB 선수노조 위원장은 "수많은 외국 출신 선수들이 그동안 메이저리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왔다"면서 "앞으로 이들은 애리조나주에서 게임할 때 경찰이 의심하면 언제든 신분과 미국 내 합법적 체류서류 등을 보여주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법안이 바뀌지 않는다면 선수노조 차원의 '또 다른 조치'를 생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시 브롱크스 양키 스타디움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호세 세라노 하원의원은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에게 서한을 보내 '내년 올스타전을 애리조나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열도록 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복싱평의회(WBC)도 이민법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호세 술레이만 WBC 회장은 전날 "멕시코 출신 복싱선수들이 애리조나주에서 경기하는 것을 제재하는 조치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술레이만 회장은 "WBC는 선수들이 수치심을 주고 반인륜적이며 인종차별적인 법안에 고통받는 걸 원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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