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탈락 이어 윔블던에서도 부진
서브는 위력적이지 못했다. 발놀림도 가볍지 않았고, 발리도 예전처럼 완벽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 단식 16차례 우승으로 비교대상조차 없이 독주하던 그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듯하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1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토마스 베르디흐(13위·체코)에게 1-3으로 져 탈락했다. 2003~2007년 5년 연속 우승에 이어 지난해 정상에 오르는 등 통산 6차례 윔블던 우승을 거머쥐었던 페더러가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02년 이후 8년 만이다.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했던 페더러는 프랑스오픈 8강전에서 탈락, 6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4강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윔블던에서도 4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잇따른 부진으로 2003년 11월 이후 6년8개월 만에 세계 3위로 내려가게 됐다. 다음달 29살 생일을 맞는 페더러가 ‘노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후 페더러는 “지난 대회부터 등과 오른쪽 다리에 약간 통증이 있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베르디흐는 “페더러가 경기에 진 뒤 핑계를 찾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페더러를 상대할 때면 항상 완벽한 상태였다. 만약 오늘 몸에 이상이 생겼다면 전부터 그런 게 아니라 오늘 경기 중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베르디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32강전에서 페더러와 첫 대결을 펼쳐 2-1로 이겼고, 이후 8연패를 당했으나 올해 마이애미 대회에 이어 윔블던까지 페더러에게 2연승을 기록 중이다.
베르디흐는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조코비치는 아시아 선수로는 15년 만에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른 루옌순(82위·대만)을 3-0으로 완파했다.
또 다른 8강전에서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앤디 머레이(4위·영국)가 로빈 소더링(6위·스웨덴), 조 윌프레드 송가(10위·프랑스)를 각각 꺾고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