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런일도]승리도취 죄수풀어준 죄는 무죄?

2001.05.01 19:22

월드컵이 열릴 때면 쏟아지는 외신에 ‘약방에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가 있다.

바로 교도소 관련 뉴스.

죄수들이 교도소 안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게 해달라고 농성을 벌인다는 토픽성 뉴스가 대부분이지만 1970년 월드컵이 열린 멕시코에선 이런 일도 있었다. 개최국 멕시코가 예선리그 최종전에서 벨기에를 1-0으로 누르고 본선 도전 7번만에 처음으로 8강진출의 쾌거를 일궈내자 멕시코 전역은 광란의 열기에 빠져들었다.

멕시코 남부의 중범수형무소의 마리아가 소장 역시 모국의 쾌거에 열광한 나머지 권총을 뽑아들어 하늘을 향해 발사했다. 이 정도까진 애교로 봐줄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 다음. 마리아가 소장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죄수들이 수감돼 있던 문을 열어 142명의 죄수를 풀어줘 버렸다. 감시하라는 교도소장이 죄수들을 풀어줬으니 무사할 리 만무. 마리아가 소장은 졸지에 그 자신이 철창 신세를 져야 할 처지에 몰려 재판에 회부됐다. 그런데 판결이 재미있다. ‘애국적 고양상태’에서 빚어진 행동이라는 이유로 무죄선고가 내려진 것이다. 축구의 나라다운 우행(愚行)에 현답(賢答)이라고나 할까. 이성을 마비시키는 월드컵의 열정이 만들어낸 이 에피소드는 지금까지도 멕시코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유형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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