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4인4색’개성파 감독들

2001.06.01 18:50

‘4인4색’

점점 달아오르는 미니 월드컵의 열기와 함께 각국 스타 감독들의 독특한 개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최강 프랑스의 로제 르메르 감독과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 멕시코의 엔리케 메사 감독, 일본의 필립 트루시에 감독.

화려하지 않았던 선수생활을 거쳐 세계 최정상급 지도자로 성장, 보상했다는 점에서 르메르와 히딩크는 닮았다. 게다가 선수들의 창의성을 강조하고 수비를 중시하는 용병술의 대가이자 다소 고집스런운 면까지 닮은 꼴. 하지만 두사람의 개성은 판이하다. 히딩크가 철저히 자기식의 일사불란한 축구를 강조하는 ‘카리스마형’이라면 르메르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축구 외의 것은 철저히 배제하는 ‘실속형’.

그 단적인 예는 지난달 30일 양팀의 맞대결에서 드러났다. 히딩크 감독이 권위적인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가끔씩은 벤치에서 경기를 살핀 반면 르메르는 헐렁한 운동복 차림으로 이기고 있음에도 경기내내 서서 팀을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이었다.

언론에 대해서도 히딩크가 ‘즐긴다’는 오해를 받을 만큼 적절히 밀고 당기며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이는 반면 르메르는 아예 백해무익한 것으로 단정, 경기후 공식 인터뷰 외에 일절 사절하는 불친절로 유명하다.

멕시코의 메사 감독은 ‘신중형’. 월드컵 지역예선과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 등 자칫 감독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느긋함이 강점.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사는 무릎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는 스타 블랑코와 멕시코 선수 중 유일하게 유럽에 진출한 간판 수비수 마르케스를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모두 이들에게 휴식을 줘 한창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지역예선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일본 축구의 탈아시아를 이끌고 있는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이 돋보이는 ‘지략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완장을 차고 나와 자신이 주장이라고 하는 등 트루시에의 예상치 못한 기행은 유명하다. 그러나 이런 기행도 모두 대표팀에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과 부담을 희석시키려는 계산된 것이라는 평가다.

〈울산/김광호기자 lubof@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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