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아르헨전의 치욕

2010.06.16 17:56

7번 넘어진 마라도나 “미식축구 하나”

그땐 그랬다. 경향신문 1986년 6월3일자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7번 넘어지는 곤욕’을 치렀다. 한국 수비진의 철저한 마크 속에 전반에만 6번, 후반에만 1번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전반 44분 마라도나가 나뒹굴었을 때 허정무 현 대표팀 감독은 옐로카드를 받아야 했다.

24년 전 멕시코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1986년 6월3일 경향신문 지면. 하단에 마라도나가 ‘미식축구냐’고 불평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24년 전 멕시코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1986년 6월3일 경향신문 지면. 하단에 마라도나가 ‘미식축구냐’고 불평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마라도나는 3-1로 이기고도 발끈했다. 경기후 심판들에게 “좀 더 주의깊게 판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고, “한국선수들은 축구볼이 아니라 내 다리를 가지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것은 축구와 미식축구를 반반씩 섞어놓은 것 같은 게임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24년 전, 멕시코월드컵 조별예선 A조 한국의 첫 상대 아르헨티나는 강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를 막지 못한 때문이었다.

마라도나는 전반 6분 첫 골을 만들어냈다. 허정무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마라도나가 슛으로 연결했고, 이게 수비수를 맞고 나오자 다시 마라도나가 헤딩으로 떨궜다. 발다노가 이를 받아 오른발 슛. 전반 17분에 또다시 김평석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마라도나가 크로스로 올렸다. 루게리가 헤딩으로 넣어 2골째.

3번째 골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1분도 되지 않아 터졌다. 후반 시작 50초 만에 마라도나가 한국 진영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낮게 깔아 찬 크로스가 첫 골을 넣은 발다노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0-3. 마라도나는 3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만회골이 터진 것은 후반 27분. ‘최순호(현 강원FC 감독)가 골문 전방 25m 지점 오른쪽에서 아르헨티나 수비 2~3명을 지그재그로 제친 후 살짝 빼준 볼을 뛰어들어오던 박창선이 힘을 온몸에 실으며 방향을 바꾸어 강슛, 볼은 일직선으로 날아 아르헨티나 골키퍼 품피도의 손을 저만큼 피해 오른쪽 골네트에 박혔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1-3 완패. 아르헨티나 빌라르도 감독은 “한국은 전반에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팀 같았다. 전반 5-3-2의 포메이션은 굴욕적인 포진이었다”고 했다. “후반에는 잘했다”고 했지만 분명 한국대표팀에는 ‘치욕’이었다.

24년이 흘렀다. 그때 마라도나가 했던, 빌라르도 감독이 했던 말을 오늘 되돌려 줄 수 있을까. 굴욕으로 평가받은 5-3-2 포메이션은 4-2-3-1로 변신해 아르헨티나를 옥죌 준비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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