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카잔에서 확인한 KPOP 열기

2018.06.27 17:30
카잔 | 황민국 기자

한국이 독일과의 최종전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러시아 카잔의 한 길가에서 익숙한 선율이 귓가에 들렸다.

음악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 작은 광장에선 푸른 눈의 소녀 10여명이 화끈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었다. 역동적인 춤만큼 눈길을 끈 것은 태극기가 휘날리는 가운데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부르는 풍경이었다. 정신없이 춤을 추던 일라(18)는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라 한국 응원단이 온다는 소식에 공연을 준비했다”며 “1년 전부터 취미로 춤을 추기 시작했는에 아직은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들이 준비한 공연은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진행은 단순했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의 모든 히트곡을 쉼없이 틀어놓고 이를 목청껏 부르고 춤췄다. ‘피 땀 눈물’ ‘상남자’ ‘Danger’ 등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자 주변에서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방탄소년단의 높은 인기를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공연 중간에는 일부 팬들이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갈고 닦은 노래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이날 노래를 부른 안젤리나(16)는 “BTS의 인기는 카잔에서 최고”라며 “노랫말도 아름답고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카잔의 여학생들이 26일 러시아 카잔 시내의 한 광장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카잔 | 황민국 기자

러시아 카잔의 여학생들이 26일 러시아 카잔 시내의 한 광장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카잔 | 황민국 기자

공연이 끝나고 발걸음을 옮겼지만 곳곳에선 BTS의 인기를 확인할 만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한식당이 아닌 현지 펍에 KPOP스타들의 화보가 내걸려 있었다. 2013년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폐막식에서 엑소가 K-POP을 대표해 공연을 펼친 게 계기가 됐다.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알리는 홍보 차원으로 진행됐던 공연이 K-POP의 뿌리를 내리게 만든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러시아월드컵 자원봉사자 안드레이 토도로프는 “내일 BTS의 팬들이 한국과 독일이 맞붙는 카잔 아레나로 응원을 간다는 얘기도 있다”며 “카잔 아레나는 엑소가 처음 카잔에서 K-POP을 선보였던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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