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돋보기

음바페, 펠레의 길을 간다

2018.07.16 21:24 입력 2018.07.16 21:27 수정
류형열 선임기자

10대 선수로는 60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서 득점

스피드·축구 지능…슈퍼스타의 모든 조건 갖춰

[월드컵 돋보기]음바페, 펠레의 길을 간다

펠레가 마침내 진정한 후계자를 찾은 것 같다. 펠레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결승서 2골을 넣으며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그의 나이 17세249일. 그 이후 아무도 그의 기록에 접근하지 못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주세페 베르고미가 18세201일의 나이에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그는 수비수였다. 요한 크루이프부터 게르트 뮐러, 마라도나, 호나우두, 호마리우,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수많은 스타와 전설들이 명멸했지만 누구도 펠레 클럽의 문을 두드리지 못했다. 펠레는 60년을 외롭게 기다려야 했다.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사진)라는 천재가 펠레 클럽의 문을 열 때까지.

음바페는 16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후반 20분 쐐기골을 꽂으면서 프랑스의 4-2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 4호골. 19세207일의 음바페는 펠레와 함께 딱 2명뿐인 월드컵 결승 10대 득점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기록만 펠레와 나란히 한 게 아니다. 음바페는 클래스와 차원이 다른 재능을 과시하며 메시와 호날두의 뒤를 이을 새로운 축구황제가 등장했다는 것을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는 월드컵 우승만으로도 이미 메시와 호날두를 넘어섰다. 음바페의 재능은 환상적이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예측불허의 움직임,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축구 지능,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강한 멘털까지 슈퍼스타가 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

축구 선수 출신인 카메룬계 아버지와 핸드볼 선수로 활약한 알제리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음바페는 어릴 때부터 ‘황제의 길’을 걸어왔다. 2015년 12월 AS모나코 역대 최연소 선수로 1군에 데뷔했고, 다음 시즌 44경기에서 26골을 터뜨리며 모나코를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2017년 역대 이적료 2위인 1억8000만유로(약 2376억원)에 파리 생제르맹으로 임대 이적해 리그앙을 제패했고, 월드컵까지 품에 안았다.

1998년 월드컵 결승이 열렸던 스타드 드 프랑스엔 거대한 통천이 내걸렸다. 통천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1998년은 프랑스 축구의 위대한 해다. 킬리안이 태어났다.’

그의 나이 불과 19세. 음바페는 아직 보여줄 게 훨씬 많이 남아 있다. 그의 말도 그렇다. “월드챔피언은 좋은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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