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엄중하게 우려"

2019.08.02 12:18 입력 2019.08.02 15:29 수정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절차 우대국 절차에서 제외한 2일, 한·일 외교장관들이 다자회의 무대에서 설전을 벌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일본 조치에 대해 “엄중하게 우려한다”고 했고,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한국의) 불만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본이 한국을 포괄적인 수출 우대 조치를 받는 무역 상대국 목록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데 관심을 환기하고 싶다”며 “일본의 조치는 매우 일방적이고 임의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세안+3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이 설립한 국제회의체다.

강 장관 발언이 끝난 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고노 외상은 “아세안 회원국들로부터 일본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한 어떤 불만도 듣지 못했다”고 한 뒤 “한국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우대 지위 혹은 아세안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또 “강 장관이 제기하는 불만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며 “안보 관점에서 민감한 상품과 기술에 대해 효과적인 수출 통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일본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지닌 책무”라고 주장했다. 고노 외상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필요하고도 정당한 검토”라며 “WTO 협정과 관련 규칙을 포함해 자유 무역 체제에 완전히 부합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나 양자 회담에서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국제 여론전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한·아세안, 아세안+3, EAS(동아시아)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최종 채택할 의장 성명에 일본의 무역 보복을 비판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이 목표다.

강 장관은 지난달 31일부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 중인 아세안 및 여러 국가들과 양자회담에서 일본의 조치를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 장관은 전날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무역과 상업의 자유로운 흐름으로 공유하고 있는 파이의 조각을 확대해야 하지, 타국을 희생시켜가며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려는(beggar-thy·근린궁핍화) 태도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31일 아세안(ASEAN) 10개국 외교장관이 채택한 52차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공동성명은 “우리는 주요 교역국들 간의 무역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고 세계무역기구(WTO)로 구체화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포괄적이며 규칙에 기반한 다자간 무역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포함되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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