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자생적 테러 현실화…미국 ‘악몽 속으로’

2015.12.06 22:03 입력 2015.12.06 22:05 수정

용의자 1명 SNS로 IS 충성 맹세…사전징후도 감지 안돼

오바마, 오늘 오벌오피스서 ‘테러척결’ 대국민 연설 예정

‘샌디훅 초등학교 이후 최대 총기 사건’은 사흘 만에 ‘9·11 이후 최대 테러 사건’이 됐다. 미국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들 중 한 명이 죽기 직전 페이스북으로 이슬람국가(IS)에 충성 맹세를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IS 발호 이후 미국의 대테러당국 입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자생적 테러 시나리오’가 현실화됐음을 보여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5일 이 사건을 직장 내 폭력이 아닌 테러 사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들이 특정 조직의 일부라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별 언급을 하지 않던 IS도 충성 맹세가 알려진 직후 이들을 ‘추종자들’이라고 칭했다. 즉 IS와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서도 IS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발신한 메시지만으로도 이들이 급진화되기에 충분했다는 얘기다. 이는 파리 테러 때와 다른 점이다. 이 때문에 이들을 ‘DIY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장 동료들에게 총을 난사해 14명을 죽이고 21명을 다치게 한 사이드 파룩과 부인 타쉬핀 말리크는 이번 사건이 있기 전까지 대테러당국의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남편은 미국의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무슬림으로 공무원이라는 안정적 직장을 갖고 있었다. 결혼 이주자인 부인은 6개월 난 미국 시민을 키우며 잘 정착한 사람으로 보였다. 가까운 지인들조차 이러한 비극을 예상치 못했다.

대테러당국도 이미 IS가 ‘크라우드소싱’(다양한 대중을 참여시킴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 방식으로 서방 사회의 추종자들에게 테러를 저지르도록 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왔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2년 사이 미국 정부가 50여명을 IS 테러 관련자로 사전 적발해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을 사전에 알아낼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사건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들에게서 ‘아무런 사전 징후도 감지되지 않았다’는 점은 곧 대테러 정보의 실패로 여겨지면서 시민 감시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달 29일부로 애국법에 따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통화정보 수집 프로그램이 종료된 게 대테러 역량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 언론들에서 나오고 있다.

9·11 이후 전 사회적으로 퍼진 이슬람 혐오와 공포 분위기도 다시 팽배해지고 있다. 버지니아주의 기독교 학교인 리버티대의 제리 폴웰 총장은 그런 무슬림들이 캠퍼스에 들어올 때를 대비해 학생들에게 무장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CNN, MSNBC 주요 방송사들이 4일 이번 사건 용의자 부부의 집 안에 들이닥쳐 곳곳을 생중계한 것도 지금까지 다른 총격 사건들에서 보이지 않던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 밤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다. 백악관은 “테러리즘의 성격을 포함해 폭넓은 위협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어떻게 이를 물리칠 것인지”가 주제라고 밝혔다. 오바마가 오벌오피스 연설을 하는 것은 2010년 8월 이라크전쟁 종료 선언 이후 처음이다.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직후 오벌오피스 연설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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