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평화협정 논의 병행”…케리 “북, 비핵화 협상 나서야”

2016.02.24 14:48 입력 2016.02.24 22:36 수정

미·중 외교회담…“한반도 상황 주시” 위기 관리 공감대

케리 “사드, 북한 비핵화 이뤄진다면 배치할 필요 없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향후 몇 개월간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평화협정·비핵화의 병행 논의에 대해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측 모두 향후 2개월간 한반도 상황을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이라는 완충장치가 사라진 가운데 한·미가 3~4월 예정된 연합군사훈련의 규모를 대폭 늘리고 북한도 강력한 수사를 동원해 보복타격 위협을 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돌출행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한국을 달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왕 부장은 중국 역시 “국제 핵비확산 체제를 지키기 위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인정하지 않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면서 유엔 안보리 논의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50일 가까이 진행된 안보리 논의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으며 가까운 시일 내 새로운 결의가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케리 장관은 “이런 논의의 목표는 (북한에 대한) 처벌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목적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얼마 전 호주 외교장관과 회담 후 내놓았던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 논의를 병행해서 하자는 제안을 이번에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어떤 나라들은 이 제안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적절한 논의를 할 수만 있다면 중국은 새로운 또는 더 나은 아이디어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미가 중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그러면 대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면 국제사회에 합류해서 미국과도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을 맺어 한반도의 미해결 이슈들을 풀 수 있다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를 논의하지 않고는 평화협정 얘기가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케리 장관은 사드 배치 문제도 비핵화와 연계시켰다. 케리 장관은 “아직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사드 배치를 막고 주한미군을 줄이려면 북한 핵 문제를 풀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비핵화에 도달할 수 있다면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밝혀왔다”고 했다. 왕 부장은 사드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관계 당사자들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양국의 이번 회담은 북한 문제를 놓고 한 달 새 가진 세 번째 회담이다. 지난달 27일 케리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왕 부장과 장시간 회담을 했고, 지난 12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와 이번 워싱턴 회담을 거치며 차이를 좁혀왔다. 이번 회담은 내달 말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 준비 차원도 겸했다. 양국은 남중국해 등 갈등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이란 핵 문제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 보고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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