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자생적 극단주의자 소행... 총기규제 병행해야” 트럼프는 음모론 제기

2016.06.14 06:07 입력 2016.06.14 08:17 수정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올랜도 총격 테러 사건 수사 상황을 보고한 뒤 FBI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출처: ABC 방송 화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올랜도 총격 테러 사건 수사 상황을 보고한 뒤 FBI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출처: ABC 방송 화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플로리다 올랜도 총격 테러가 “분명히 우리가 오랫동안 우려해온 자생적 극단주의의 한 사례”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에게 수사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의 지시를 받았거나 더 큰 음모의 일부라는 분명한 증거는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외로운 늑대’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는 FBI가 과거에 이번 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가 테러 조직과 연계됐다는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를 종료했다는 보도를 확인하며 “FBI는 정해진 절차를 따랐으며 적절히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대신 오바마는 용의자가 범행에 쓴 총들을 단시간 내에 합법적으로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상황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전날 성명 발표 때보다 더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번 사건 이후 논쟁의 구도가 또다시 총기규제냐 테러 방지냐의 이분법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NRA 등 총기 단체들은 오바마가 테러 얘기를 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테러에 대해서는 얘기하면서 왜 총기 규제 문제는 보지 않으려고 하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고 했다.

중요한 점은 “자체적으로 급진화된 사람들이 늘어나며 이들의 계획을 사전에 적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무기를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이들의 공격 능력을 높여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ISIL이나 알카에다 같은 조직들이 인터넷을 통해 효과적으로 폭력을 조장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3억 인구 중 일부는 어느 시점에 어떤 이유에서건 그 끔찍한 선전에 끌릴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날 때, 그 사람이 무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총기 문제는 이번 성소수자들에 대한 공격뿐만 아니라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교회에서 일어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나 최근 UCLA에서 일어난 학생의 교수 사살 등에 보편적으로 해당된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테러 공격이 “ISIL만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이 아니라 신의 이름으로 얘기한다고 주장하는 전세계의 수많은 다른 집단들에 의해서도 행해지는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미국 내 우파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성소수자들의 동등한 권리 인정을 마치 자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가 테러 모의와 연계돼 있지 않느냐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강하지 않고 머리가 나쁜 지도자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지도자를 갖고 있다”며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라는 표현조차 하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뭔가가 진행되고 있다.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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