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올랜도 총기 테러 참사 이면엔 ‘과도한 외주화’

2016.06.14 08:15 입력 2016.06.14 21:46 수정

올랜도 테러범 직장인 G4S, 세계 최대의 사설 경비업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를 난사해 49명의 생명을 앗아간 오마르 마틴은 거대 사설 경비업체 G4S의 직원이었다. 이 업체는 역설적이게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의 보안 경비업무를 수주하면서 세계 최대 보안경비업체가 된 회사다.

이 회사는 현재 국토안보부, 중앙정보국(CIA) 등 연방정부기관들과 미국의 재외공관 40곳의 보안 경비 용역을 맡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G4S는 110개국에 62만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와 맺은 계약만 8930만달러어치다. 마틴은 2007년 이 회사에 취직해 9년간 일을 해왔다. 최근에는 소년원 경비 업무를 맡고 있다가, 비번인 날 범행을 저질렀다.

G4S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마틴을 채용할 때, 2013년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선상에 올랐을 때 보안조사를 했지만 어떤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마틴이 이 회사에서 특수 훈련을 받고 국가안보 관련 시설의 경비 임무를 9년간 맡으면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덴마크 경비업체 ‘그룹4폴크’와 영국 회사 시큐리코가 2004년 합병하면서 출범한 공룡 기업이다. 관타나모 미군기지 내 테러용의자 수용소 경비를 맡는 자회사를 두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 회사는 그동안에도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경기장 경비 계약을 해놓고 경비 수요를 잘못 계산해 영국 정부가 4700명의 군·경력을 추가로 배치해야 했고, 2010년에는 역시 영국에서 강제추방 대상자를 가혹 행위로 숨지게 했다.

조지 W 부시 정부는 국가안보와 테러 대응에 필요하다며 군사업무는 물론, 안보·보안·정보 업무를 대거 민영화해 외주를 줬다. 이런 업체들이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테러용의자를 잡아들여 심문하면서 불법체포와 구금, 고문이 만연했다. 외주화는 또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유착을 낳아, 정부 관료와 보안업체 간부가 자리를 바꾸는 ‘회전문’이 됐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뒤 무게 중심이 대테러전에서 ‘타깃 제거’로 옮겨가면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지의 드론 폭격과 암살에 블랙워터, 록히드마틴 같은 민간군사회사(PMC)들이 고용됐다.

민간기업이 저지르는 불법행위와 인권침해는 통제하기 어렵고, 감독과 책임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 민간기업이 시민 ‘사찰’을 대행하기도 한다. 미 국가안보국(NSA) 개인정보 감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NSA와 계약한 보안업체 부즈앨런 해밀턴 직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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