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오바마’, 무슬림 입국 막자는 트럼프에 “짖지 말라”

2016.06.15 15:26 입력 2016.06.15 22:02 수정

“미국은 자유에 바탕 둔 나라…종교로 사람 판단 안 해”

트럼프 “오바마, 테러범보다 나한테 더 화가 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이 화났다.

‘앵그리 오바마’, 무슬림 입국 막자는 트럼프에 “짖지 말라”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테러 이후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사진)가 무슬림 증오발언을 이어가자 미국 정치권이 등을 돌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나서서 장광설을 쏟아내며 트럼프를 격하게 비난했고, 공화당 정치인들조차 선을 그었다.

오바마는 14일(현지시간) 재무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한 뒤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막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격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큰 붓으로 모든 무슬림에게 색깔을 입히거나, 우리가 특정 종교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면 이는 테러리스트들을 돕는 것”이라며 “미국은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적인 자유에 바탕을 둔 나라다. 우리는 종교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앵그리 오바마’, 무슬림 입국 막자는 트럼프에 “짖지 말라”

앞서 트럼프는 오바마가 적들을 ‘급진 이슬람’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직 사퇴 주장까지 했다. 오바마는 “그런 용어를 써서 이루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그것이 이슬람국가(IS) 손에 미국인들이 덜 희생되게 해주느냐, 우리 편을 더 만들어주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트럼프가 “짖어대는(yapping) 말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방송 등은 “화가 난 오바마(Angry Obama)”가 대선 캠페인을 넘어 트럼프가 미국인들의 가치관을 뒤흔들고 있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평했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트럼프의 발언을 “미국인답지 않다(un-American)”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대통령 후보도 트럼프처럼 조직적으로 편견을 조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런 수준의 증오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그(오바마)는 총격범보다 나에게 더 화가 나 있다”며 “이 나라에 없었어야 할 총격범과 살인자들에게나 그렇게 화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비판이 쏟아졌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무슬림 입국 금지는 국익에 부합하지 않고, 우리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며 “입국자들이 철저한 보안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종교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랜도 사건을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은 범인 오마르 마틴(29)의 부인 누르 자히 살만(30)이 남편의 범행 모의를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범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틴이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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