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의회 연설

이민자 범죄 피해 유족과 이민자…초대손님 ‘극과 극’

2017.03.01 21:55 입력 2017.03.01 22:09 수정

경찰관 부인 앞세운 트럼프

“멕시코 장벽 건설” 재강조

<b>갈등의 현장</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의회 연설을 한 28일(현지시간), 예멘 대테러작전 도중 숨진 미 해군 특수부대원 라이언 오웬스의 아내 캐린(왼쪽 사진 왼쪽)이 트럼프의 딸 이반카와 나란히 앉아 박수를 쳤다.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들은 여성인권을 옹호하는 의미로 흰옷을 맞춰 입고 나와 트럼프에게 야유를 보냈다. 워싱턴 | AFP연합뉴스

갈등의 현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의회 연설을 한 28일(현지시간), 예멘 대테러작전 도중 숨진 미 해군 특수부대원 라이언 오웬스의 아내 캐린(왼쪽 사진 왼쪽)이 트럼프의 딸 이반카와 나란히 앉아 박수를 쳤다.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들은 여성인권을 옹호하는 의미로 흰옷을 맞춰 입고 나와 트럼프에게 야유를 보냈다. 워싱턴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제시카 데이비스와 수전 올리버, 재미얼 쇼 등 특별 손님 6명을 초대했다. 데이비스와 올리버는 2014년 근무 중 미등록 이민자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경찰관들의 부인이다. 쇼는 2008년 멕시코 출신 미등록 이민자의 총기범죄에 아들을 잃었다.

데이비스와 올리버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옆에 앉아 트럼프의 연설을 들었다. 쇼는 트럼프가 자신을 바라보며 “멕시코 쪽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말하자 일어나 박수를 쳤다.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마지막 국정연설 때 시리아 난민과 멕시코 이민자들을 초대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초대손님은 행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대원 라이언 오웬스의 아내 캐린도 트럼프의 맏딸 이반카 옆에 앉아 연설을 들었다. 오웬스는 트럼프가 취임 후 일주일 만에 승인한 예멘 대테러작전 도중 사망한 군인이다. 트럼프가 캐린을 소개하며 “라이언의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고 말하자, 캐린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장내에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현지 언론들은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웬스의 아버지 윌리엄은 연설 이틀 전 마이애미해럴드 인터뷰에서 “멍청한 작전으로 아들이 죽었다”면서 공식 수사를 요구했고, 백악관의 면담 요청도 거절했다. 이날 연설에도 불참했다.

‘이민자 범죄 피해’ 유가족들을 앞세운 트럼프와 반대로 민주당은 중동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초대했다. 이라크전쟁 때 미군 통역관으로 10년 동안 근무했지만 트럼프의 이슬람 7개국 입국금지 행정명령으로 뉴욕 공항에 19시간 동안 구금됐던 하미드 다르위시 등이 초대받았다. NBC뉴스는 “민주당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으로 고통받은 다양한 손님들을 초청해 대통령에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수십 차례 기립박수를 보내며 트럼프의 연설에 화답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 하원 여성의원들은 흰옷을 맞춰 입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흰옷 입은 의원들의 사진을 올리고 “오늘 밤 우리 민주당 여성들은 대통령이 경시하는 여성 인권을 지지하기 위해 흰옷을 입는다”고 썼다.

트럼프의 의회 연설 원고는 1월 취임 연설과 마찬가지로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스티븐 밀러 수석정책고문이 집필했다. 트럼프가 이들에게 국가 미래에 관한 보다 긍정적인 비전을 담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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