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의회 연설

트럼프, 첫 의회 연설 “국민 통합” 강조

2017.03.01 22:26 입력 2017.03.01 22:36 수정

언론들 ‘미국 우선 비전’ 긍정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인들의 단결과 ‘통합’을 강조했고, 취임 연설 때보다 미국의 긍정적인 비전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워싱턴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인들의 단결과 ‘통합’을 강조했고, 취임 연설 때보다 미국의 긍정적인 비전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워싱턴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작은 생각은 끝내고, 사소한 싸움은 뒤로할 시간”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가슴을 채울 꿈들을 공유하기 위해 우리에겐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연방의회 첫 연설에서 미국인들에게 보낸 트럼프의 메시지는 세계가 아니라 미국을 먼저 생각하고, 중동전쟁이 아니라 미국 경제에 투자하고, 테러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법원에 가로막힌 이민규제는 형태를 달리해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전보다는 한껏 누그러진 톤이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으나 여전히 모든 것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에 맞춰져 있었다. 세계에 ‘강력히 개입하는’ 외교정책을 추진하겠다면서도 “나의 일은 세계가 아니라 미국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첫 의회 연설]트럼프, 첫 의회 연설 “국민 통합” 강조

트럼프는 60여분간의 연설에서 “위대한 미국의 새 장이 시작된다”면서 분야별 비전을 제시했다. 먼저 “미국 경제의 엔진을 재가동시켜야 한다”면서 감세, 공정한 무역,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는 더 쉽고 떠나기는 어렵게 만들겠다”면서 법인세율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행정명령을 내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다시 밝히면서 “나는 자유무역을 믿지만 그것은 또한 공정한 무역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미국 기업과 미국 노동자들이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또 “국내 인프라는 무너지고 있는데 미국은 중동에만 6조달러를 썼다”면서 의회에 1조달러 인프라 투자를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는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면서 반이민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극단주의자들의 피란처가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규정에 몹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런 표현을 버리지 않았다.

[트럼프, 첫 의회 연설]트럼프, 첫 의회 연설 “국민 통합” 강조

그는 “낡은 이민제도 때문에 가난한 미국 노동자들이 우울해지고 납세자들은 부담을 지게 된다”면서 캐나다와 호주처럼 ‘성과 기반 이민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신청자의 자격을 점수화해 숙련기술을 가진 고득점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트럼프는 “이민 신청자가 재정을 스스로 뒷받침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인데 미국은 이런 규정을 강요하지 못했고, 미국 납세자에게 연간 수십억달러를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민을 위협하고 등쳐 먹는 조직폭력배, 마약상, 범죄자들을 추방하고 있다”면서 미등록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향해 “직장, 수입,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미국 가정에 무엇을 말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외교정책은 세계에 직접적이고 강력하고 의미 있게 개입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립주의라는 비판을 의식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동시에 “내 일은 세계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도 분담금을 더 내라는 요구는 굽히지 않았다. “나토든 중동이든, 태평양이든 파트너들이 전략적, 군사적 측면 모두에서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역할을 맡기를 바란다”면서 “모두 공정한 몫의 비용(방위비)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IS)는 무법천지 야만인들의 네트워크”라며 “무슬림 세계의 동맹과 친구들을 포함해 모든 동맹과 협력해 이 사악한 적을 지구에서 박멸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은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액한 국방예산안을 내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리셋 버튼을 눌렀다”면서 “희망이 녹아 있는 이번 연설은 혼란과 분열의 취임 39일 중 가장 통합적인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CNN 여론조사에서는 57%가 연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강성 캠페인 공약들에 대한 어조를 한층 부드럽게 바꿨다”면서도 “논란이 되는 정책들에서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의 말과 행동은 완전히 반대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말로는 통합을 강조하지만 실제 정책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슈머는 “힘든 한 달을 보냈듯, 앞으로의 6개월도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트럼프가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미국 공장 6만개가 문을 닫았다”고 한 데 대해 “미국에서 26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곧바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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