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노년에 인기’ 부티지지 상승세, ‘급진적 의료보험 개혁’ 워런 급락세

2019.12.01 21:41 입력 2019.12.01 21:42 수정

미 민주당 대선 경선 ‘요동’

두 달 남기고 여전히 안갯속

‘백인 노년에 인기’ 부티지지 상승세, ‘급진적 의료보험 개혁’ 워런 급락세

미국 민주당 2020년 대선후보 경선이 요동치고 있다. 경선 후보 중 최연소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7세·왼쪽 사진)의 약진, 경선 초반 선전했던 진보파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오른쪽)의 지지율 급락이 주요 원인이다. 재선 도전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후보를 뽑기 위한 민주당의 경쟁은 1년 전 시작돼 첫 경선을 두 달밖에 남겨두지 않았으나, 여전히 ‘절대 강자’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부티지지 시장의 약진

부티지지 시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퀴니피액대가 발표한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16%를 얻어 조 바이든 전 부통령(2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는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1위로 올라섰다.

인구 10만명의 소도시인 사우스벤드 시장인 그는 하버드대·옥스퍼드대를 나와 컨설팅 회사 매킨지에서 근무했으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장교로 참전했다. 정책적으로는 온건 개혁을 표방하면서 샌더스·워런 등 진보파의 대척점에 섰다. 미국에서 대선 출마가 가능한 최저 연령(35세)을 막 넘겼지만, 외려 백인 중산층, 특히 노년층을 파고 들었다. 2015년 성소수자라고 밝히고, 지난해 동성 배우자와 공개 결혼했다. 언론들은 그의 선전이 동성애에 대한 제약과 거부감이 줄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한다.

한계도 뚜렷하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을 선호하는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낮다. 지난달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흑인 유권자 지지율은 불과 4%였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흑인들은 ‘동성애는 백인 엘리트 소수자 문제’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0월 여론조사에서 ‘게이 대통령을 뽑을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유권자가 50%에 달했지만, ‘미국이 게이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한 유권자는 40%였다고 보도했다.

■ 워런 상원의원의 추락

지난 10월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등 경선 초반 선전했던 워런 상원의원은 ‘추락’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고전 중이다. 퀴니피액대 10월 여론조사에서 28%를 기록했던 그는 11월 조사에선 절반으로 꺾인 14%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전국단위 지지율 2위도 내줬다.

이를 두고, 민간 의료보험을 폐지하고 국가 단일 의료보험 체계를 도입하자는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공약에 발목 잡혔다는 말이 나온다. 당초 메디케어 포 올은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표 공약이었다. 워런 의원은 올 초만 하더라도 급진적 의료보험 개혁에 미온적이었지만 선거운동에 진보적 색채를 더하면서 메디케어 포 올을 적극 받아들였다. 다만 샌더스 상원의원이 재원 마련을 위해 중산층 증세가 필요하다고 한 반면 워런 상원의원은 증세 없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현성 논란도 불거졌다. 부티지지 시장 등 경쟁 후보들은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경선에 침묵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마저 ‘경선이 너무 왼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면서 사실상 워런 상원의원을 공격했다. 민간 의료보험 회사들은 ‘선택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비판 광고를 쏟아냈다. 그는 ‘집권 후 3년 내 단계적 도입’을 하겠다고 물러섰지만, 이번엔 진보적 지지층이 빠져나갔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경선이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는 원인 중에는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의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민주당 유권자들이 과감한 공약으로 그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후보를 찾는 동시에 본선 경쟁력을 생각해 위험성 높은 후보를 기피하는 모순적 욕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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