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사망 항의 시위 엿새째…25개 도시 야간 통행금지령

2020.06.01 08:01 입력 2020.06.01 09:38 수정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신 사건을 항의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신 사건을 항의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휴일인 31일(현지시간)에도 시위가 열렸다.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5일 사망한 다음날 시작된 시위가 엿새째 이어지면서 방화, 약탈 등 일부 폭력 시위 양상도 벌이지고 있다. 폭력 시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12개 주가 주 방위군을 소집했고, 25여개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전역의 75곳에서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태평양의 섬 하와이의 호놀룰루와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등 미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시위는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CNN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 당국은 전날 경찰차가 뒤집히고 낙서로 뒤집혔다고 밝히면서 이날까지 6명이 총격을 당해 이중 1명이 사망했으며, 240여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관 20여명도 부상을 당했다. 시카고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전날 경찰차가 시위대 방화로 거리에서 불에 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도 이날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주 방위군이 시청을 비롯한 ‘고정된 장소’들을 지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는 외부 세력의 유입을 막기 위해 고속도로를 봉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수도 워싱턴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워싱턴에서는 전날 백악관을 에워싼 시위대와 백악관을 지키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비밀경호국은 전날까지 60여명 이상의 정복을 입은 SS 요원과 특수 요원이 부상을 당했으며 워싱턴 경찰 11명도 다쳤다고 밝혔다. 전날 발생한 시위로 백악관 인근 연방정부 건물인 보훈처가 시위대 공격을 받아 유리창이 깨졌고, 건물 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욕설 등 낙서가 씌였다. AP통신은 백악관 유지보수 요원들이 시위대가 던진 나무토막으로 깨진 유리창을 교체했지만 깨진 유리 조각은 여전히 인도에 흩어져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날도 백악관 북쪽 라파예트 광장에서 공권력과 대치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이토록 많은 지방이 동시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은 1968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한 수개월 간의 제한과 코로나19가 야기한 4000만명 이상의 실업을 포함한 깊은 경기 침체를 뒤따른 플로이드 사망 장면을 담은 비디오는 불평등과 학대에 대한 새로운 분노를 터져나오게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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