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무늬만 직선인 2017년 행정장관 선거안 확정...민주세력은 반발

홍콩 정부가 오는 2017년 행정장관 직선 선거에서 사실상 친중파 인사들로 후보를 제한하는 당초 방안을 확정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에도 불구하고 민주세력의 요구사항은 반영되지 못했다. 홍콩 범민주파들이 강력 반발해 입법회(국회) 통과가 불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정부는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캐리 람 홍콩 정부 정무사장(총리격)은 이날 입법회에 출석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지난해 8월 결정한 사항을 엄격하게 따른 2017년 행정장관 선거안을 확정, 발표했다.

선거안에 따르면 우선 1200명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가 1인당 한명씩 추천권을 행사해 5~10명의 후보자를 뽑게 된다. 최소 120명 이상 추천을 얻어야 하며 최대 240명을 넘지 못한다. 이어 후보추천위원 1인당 최소 두명 이상을 추천하도록 해 600명 이상 추천을 받은 후보 2~3명을 득표순으로 걸러낸다. 홍콩 유권자들은 1인1표씩 행사해 최다 득표자를 행정장관으로 선출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중국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며 중국이 거부할 수 있다. 1200명의 후보추천위원은 경제계, 전문가집단, 정치계, 사회종교계에서 각 300명씩 선발된다.

그러나 후보추천위 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선거에 나설 후보자가 한명만 나타나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램 사장은 “나중 단계에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출자를 중국 당국이 승인하지 않을 경우 중국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홍콩 정부의 방안은 70명으로 구성된 입법회에서 3분의 2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홍콩 정부안에 반대하는 범민주파 의원은 27명으로 알려지고 있어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파인 앨런 렁 공민당 주석은 “범민주파는 홍콩 정부를 강력히 비난할 것이며 이번 방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에게 진정한 보통선거를 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범민주파 의원들은 이날 선거안 부결 의지를 보이기 위해 노란색 엑스(X) 마크가 찍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채 입법회에 출석했다가 정부가 전인대 의결 안을 고수키로 하자 실망감을 표하며 일제히 퇴장했다. 일부 시민은 입법회 밖에서 지난해 민주화 시위의 상징물인 노란색 우산을 든 채 시위를 벌였다. 홍콩 언론들은 “서프라이즈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 홍콩 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 방안은 합법적이고 실행가능하며, 합리적이며 실제적”이라면서 환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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