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홍수까지…고난 속 중국 수능 ‘가오카오’

2020.07.07 18:09 입력 2020.07.07 22:52 수정

7일 베이징의 한 가오카오(대학입학시험) 고사장에서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7일 베이징의 한 가오카오(대학입학시험) 고사장에서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코로나19로 한 달간 연기됐던 중국의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가 7일 중국 전역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남부 지역을 강타한 폭우로 인해 안후이성(安徽)에서는 시험이 연기되고, 도로가 침수돼 수험생들이 배를 타고 고사장으로 향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구이저우(貴州)성 안순(安順)시에서는 수험생이 탄 버스가 저수지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화대혁명(1966∼1977년)으로 11년간 폐지됐다가 부활한 지 43년 된 가오카오가 올해는 가장 어려운 환경 속에 치러진다는 말이 나온다.

7일 광명망·동방망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안후이성 황산시 서현에서 발생한 50년 만에 최악의 폭우로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서현 중학과 서현 2중학 등 두 곳의 고사장은 가오카오 시작 시간인 오전 9시(현지시간)까지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입실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일부 수험생은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아닌 배를 타고 고사장으로 이동했다.

이 때문에 이날 치러질 예정이었던 어문, 수학 과목 시험이 취소됐다. 현지 교육당국은 8일 예정된 종합, 외국어 등 과목 시험은 예정대로 치르고, 어문과 수학 시험 일정은 추후 통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서현 일대는 침수된 차량만 100여대에 달할 정도로 폭우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산시 툰시구에 위치한 100년 된 교량인 전하이교도 홍수로 무너졌다.

사진 EPA·연합뉴스

사진 EPA·연합뉴스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돼 심각한 피해를 입은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 지역도 7일 최대 260㎜의 집중호우가 예보되는 등 폭우 위험 속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후베이성은 전날 오후 6시30분 기준으로 집중호우 응급단계를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올렸다.

우한시는 천둥·번개 등 기상 악화로 외국어 듣기 시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필기시험으로 전환하고 듣기 시험은 추후 진행하겠다는 대책을 사전에 발표했다.

구이저우성 안순시에서는 이날 정오께 수험생이 탄 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저수지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대는 사고 발생 후 36명의 승객을 구조했지만, 이 중 21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중에 수험생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올해 가오카오는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간 연기됐다. 매년 6월에 치러지던 가오카오가 올해는 여름의 한가운데인 7월에 시작됐다. 대부분 지역에서 7일과 8일 양일간 치러지는데, 베이징,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저장(浙江), 산둥(山東), 하이난(海南) 등 일부 지역은 10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전국 응시생은 1071만명으로 지난해보다 40만명 늘었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베이징 최대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新發地)발 집단감염 여파 등으로 엄격한 방역 조치 속에서 진행됐다.

각 학교는 가오카오 2주 전부터 매일 수험생의 체온 측정과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당일 아침에는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1m 간격으로 줄을 서서 체온을 측정한 뒤 고사실로 입장했다. 시험 당일 수험생 체온이 37.3℃를 넘으면 일반 고사실에 들어갈 수 없다. 대신 휴식을 취한 뒤 체온을 재측정해 정상으로 판정되면 별도의 격리 고사실에서 1인 1실 형태로 시험을 치른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도 많았다.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의 수험생은 고사장에 들어갈 때까지만 마스크를 쓰고 시험장 안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렀다. 중·고위험 지역의 수험생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수험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방학 연장, 온라인 수업 등 새로운 학습 환경에 놓여 있었는 데다 지역 상황에 따라 등교 개학, 온라인 수업 전환이 반복되기도 했다”면서 “올해는 지식 뿐 아니라 심리 상태, 의지, 정신까지 시험을 보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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