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당 장악 이어 정부 지도부에 친위세력 전진배치
부총리·국무위원·부장도 대부분 ‘시자쥔’…1인 체제 뒷받침
인민일보 “당·국가·군 ‘삼위일체’ 구현”…‘인민영수’ 지칭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중국 새 지도체제가 완성됐다. 시 주석은 지난해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에 3연임하며 측근 중심의 최고 지도부를 구성한 데 이어 총리와 부총리 등 주요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고 국가 지도체계에 있어 당의 장악력을 강화함으로써 더욱 공고화된 1인 권력 체제를 갖추게 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1∼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4기 1차 회의 4·5차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 등 시 주석 집권 3기 내각 구성을 마무리했다. 지난 11일 열린 제4차 전체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리창(李强)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집권 3기를 이끌 새 국무원 총리에 선임됐다. 리 상무위원은 시 주석의 지명으로 진행된 총리 인선 표결에서 전인대 대표 2947명으로부터 찬성 2936표를 얻어 신임 총리로 확정됐지만 반대 3표, 기권 8표도 나왔다.
12일 오전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는 신임 총리가 지명한 부총리와 국무위원, 각 부처 부장(장관) 인선안이 통과됐다. 국무원 부총리 4명 중 수석 부총리에 해당하는 상무부총리는 공산당 내 권력 서열 6위에 해당하는 딩쉐샹(丁薛祥)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맡았다. 경제·무역·교육·문화 등 각 분야를 나눠 맡게 될 3명의 부총리로는 중앙정치국 위원인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류궈중(劉國中) 전 산시(陝西)성 서기, 장궈칭(張國淸) 전 랴오닝(遼寧)성 서기가 발탁됐다. 딩쉐샹 상무부총리와 경제 분야 업무를 담당할 허리펑 부총리는 시 주석의 측근 중 측근으로 분류된다.
또 서열상 각 부처 부장(장관)보다 위에 있는 국무위원으로는 리샹푸(李尙福) 신임 국방부장과 왕샤오훙(王小洪) 공안부장, 우정룽(吳政隆) 신임 국무원 비서장, 선이친(諶貽琴) 전 구이저우(貴州)성 당 서기,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임명됐다. 시 주석 집권 3기 외교·국방·공안 분야의 위상을 강화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친 부장은 앞서 10년간 재임한 왕이(王毅) 전 부장이 5년이 지나 국무위원을 맡았던 것과 달리 취임 3개월 만에 국무위원을 겸임하게 됐다. 선이친 신임 국무위원은 시진핑 정부 3기에서 여성으로서는 최고위직 인사다.
시 주석은 이번 내각 인사를 마무리함으로써 친정체제를 더욱 확고히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 10일 국가주석에 재선출되면서 집권 1~2기 자신을 보좌했던 자오러지(趙樂際)·왕후닝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각각 권력 서열 3·4위인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자리에 앉혔다. 지난해 당 대회에서 당내 다른 계파를 모두 몰아내고 자신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 일색으로 집권 3기 당 지도부를 구성한 뒤 이들을 중심으로 정부와 국기기관 요직을 채워 국정 장악력과 1인 지도체제를 강화한 것이다. ‘상하이방’ 출신의 한정(韓正) 국가부주석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후춘화(胡春華) 정협 부주석 선임은 이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당 안팎의 불만을 희석시키려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번 전인대를 기점으로 당과 국가기구 개편을 추진하면서 더욱 통일되고 일체화된 집권체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국무원은 당과 국가기구 개편에 대해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 집권 3기가 본격 시작되자 지난해 당 대회 직전 등장했던 ‘인민영수’라는 칭호를 다시 꺼내들어 그를 칭송했다. 지난 11일 사설에서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이어 국가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출 된 것을 두고 “당심과 민심, 뭇사람의 희망으로 당과 국가, 군 지도자의 ‘삼위일체’ 지도체제를 구현하고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 유지에 유리한 정치적 기초와 조직 기반을 견실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에 대해 “당의 핵심이자 인민영수, 군 통수권자로서 손색이 없고 중화민족 부흥호라는 큰 배의 항해사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13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전인대 폐막식에서 국가주석으로서 3연임에 성공한 후 첫 연설을 한다. 또 폐막식 후에는 리창 신임 총리가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시 주석 집권 3기와 올해 주요 국정운영 방향 등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