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서 가동 중이던 마지막 원자로가 또다시 전력망에서 차단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 운영사인 우크라이나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원자로 6호기가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분리·차단됐다”면서 포격으로 인한 화재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IAEA도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이 화재 진압을 위해 전력선을 차단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며 “전력선 자체는 손상되지 않았다. 화재만 진압되면 원자로의 전력망 연결이 복구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측은 밝혔다”고 말했다.

원자로 6호기는 자포리자 원전 단지의 6기 가운데 마지막으로 운영되고 있던 원전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에네르고아톰은 사고 위험 등을 이유로 원자로 운영을 축소해왔다. 지난 3일엔 포격으로 원자로 5호기가 전력망에서 차단되기도 했다.

AP통신은 전력망에서 차단된 원자로 6호기가 현재 발전단지 자체의 안전을 확보하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전력만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원자력 에너지 전문가는 “문제의 원자로가 자체 필요 전력만 생산하는 ‘섬 모드’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원자로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에는 매우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원전 사고의 최고 수준인 ‘원자로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이 또다시 방사능 참사로 한 발짝 앞까지 내몰렸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