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개전 초기 우크라 나토 가입 포기 협상안 거절” 로이터

2022.09.14 17:04 입력 2022.09.14 17:24 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로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포기를 조건으로 하는 협상안을 전달받았지만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지도부와 밀접한 3명의 취재원을 통해 이 같이 전했다. 이 소식통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태생의 드미트리 코작 특사(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는 푸틴 대통령에게 “내가 타결해 낸 협상(deal)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을 해야 할 이유를 없앴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과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쪽으로 잠정적으로 협상이 됐다는 취지였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저지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24일 ‘특별 군사 작전’을 시작하면서 내건 주요 명분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의 존재를 위협하게 되므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쳐왔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었음에도 전쟁을 계속한 셈이다. “코작의 협상 내용을 들었을 때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보좌관이 이끌어낸 양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과 우크라이나 영토를 합병하는 자신의 목표를 확장하려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소식통들은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그 결과 협상은 폐기됐다.

코작 특사가 푸틴 대통령에게 협상을 받아들이도록 조언한 것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크렘린궁 측은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 “완전히 사실과 동떨어졌다. 그런 일은 일어난 적도 없다. 완전히 부정확한 정보”라고 부인했다. 코작 부실장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침공을 준비하기 위한 연막으로 협상을 활용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보도된 내용의 대화가 오갔는지, 협상안이 러시아 쪽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미하일로 포돌야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오늘날 우리는 러시아가 평화로운 합의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음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의 취재원 3명 중 2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24일 직후 이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2월24일 이후 코작은 전권을 위임받았다. 그들(러시아)은 코작에게 청신호를 보냈고, 코작은 협상을 받았다. 코작이 이 안을 가져갔지만 그들(러시아)은 버리라고 했다. 모든 것이 취소됐다. 푸틴은 단순히 계획을 바꿔버렸다”고 한 취재원은 전했다.

반면 세 번째 취재원은 시점을 달리 알고 있었다. 침공 이후가 아닌 침공 직전에 협상안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협상안을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전쟁이 끝났을지는 미지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이 협상에 전념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코작 부실장은 푸틴 대통령과 1990년대부터 함께 일해온 측근으로 꼽힌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러시아 부총리를 지냈다. 그는 2020년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두고 우크라이나 측과 대화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협상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코작 부실장은 더이상 우크라이나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고 로이터는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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