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2014년 소치 차례, 그러나..

2010.03.01 15:16
연합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벌써 다음 대회 개최지인 러시아 소치로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러시아 소치시는 이날 밴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올림픽기를 넘겨받고 4년 뒤 소치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이던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적은 있으나 동계 올림픽은 처음이다.

러시아 정부는 국운(國運)을 걸고 이번 올림픽을 성공리에 개최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소치 올림픽이 러시아 경제를 살리고 흑해 휴양도시 소치를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드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 개최를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아 러시아가 과연 소치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대회 전까지 모든 시설을 다 갖출 수 있느냐다.

소치는 교통, 전기, 수도 등 기반 시설이 열악한데다 레저용 스키장을 제외하고는 동계 스포츠 시설이 전무해 모든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3년 전 유치가 확정되고 주요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환경 파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고 세계 경제 위기로 올림픽 관련 예산이 줄면서 시설 규모가 애초보다 줄어들 개연성도 없지 않다.

일단 소치 동계올림픽위원회 측은 2012년 안에 모든 경기장 시설 공사가 끝나고 본 대회 전까지 70개 정도의 경기를 시범적으로 개최해 대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미 관련 예산이 확보됐고 국내 기업들의 후원 금액도 10억 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에 재정 부족 우려는 없다는 것이 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소치의 안보 불안을 어떻게 불식시키느냐는 과제가 남는다.

소치는 그루지야 자치공화국인 압하지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2008년 그루지야 전쟁 후 러시아가 압하지야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면서 소치 주변에서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위원장은 최근 캐나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치는 러시아 대통령과 총리의 여름 별장이 있는 가장 안전한 곳이다"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다른 걸림돌은 동계올림픽을 치러본 캐나다조차 이번 대회에서 준비 부족과 안이한 경기 운영으로 선수단의 원성을 샀는데 하물며 동계 올림픽 경험이 없는 러시아가 과연 겨울 축전을 대과 없이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는 이를 보완하려고 이번 밴쿠버 대회에 각 분야 전문가 150명을 보내 경기장 시설 및 대회 운영 비법을 전수받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대회를 잔치 분위기로 이끌려면 자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중요한데 이번 밴쿠버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역대 최악의 성적을 보이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도 걱정거리다.

겨우 금메달 3개를 포함해 전체 15개 메달로 11위에 그쳤다. 러시아가 5위 권 밖으로 처지기는 구소련 시절을 포함해 1956년 첫 동계 올림픽 참여 이후 처음이다.

캐나다는 이번에 역대 동계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보이면서 자국민의 열렬한 환호를 받아 대회 부실 운영에 대한 비난을 조금이나마 상쇄할 수 있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폐막식에 돌연 불참한 것도 러시아팀의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스포츠광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러시아 선수들의 저조한 성적에 실망감을 보이면서 스포츠 관계자에게 소치 대회 이전에 '실수와 패인' 분석을 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가두마(하원)는 해임론까지 나온 체육부 장관과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청문회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우리나라 평창을 제치고 올림픽을 유치한 러시아가 4년 안에 이런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고 지구촌 최대 겨울 잔치를 성공리에 개최할 수 있을지 이래저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아나톨리 파흐모프 소치 시장은 "소치와 러시아가 맡은 책임을 다할 것이며 우리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성공 개최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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