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대 ‘아이웨이웨이 벽화’에 ‘발끈’

2011.05.01 13:54

중국 인민해방군(PLA) 홍콩 주둔 부대가 구금중인 중국의 저명한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53)를 형상화한 벽화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났다.

아이웨이웨이를 지지하는 한 홍콩의 시민이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 벽에 `간이 프로젝션'(投影機)을 이용해 아이웨이의 얼굴을 형상화한 그림을 투사했기 때문이다.

1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 등 홍콩 신문들에 따르면 '시팩 밍'(阿銘)이라는 필명의 한 남자가 지난주 초 홍콩섬 애드머럴티 지역에 위치한 인민해방군 홍콩부대 벽에 아이웨이웨이를 형상화한 그림을 투사했다.

이 남자는 카메라 플래시와 랜즈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간이 프로젝션을 만들어 인민해방군 홍콩부대 벽에 아이웨이웨이를 형상화한 그림을 투사했다.

이 남자는 인민해방군 부대뿐 아니라 홍콩 경찰본부, 시청, 홍콩 역사박물관 등 주요 건물의 벽에도 아이웨이웨이를 형상화한 그림을 쏘았다.

이 그림은 윗부분에 아이웨이웨이의 얼굴을 형상화한 모습이, 아랫부분에는 '누가 아이웨이웨이를 두려워하는가'(WHO'S AFRAID OF AI WEI WEI?)라는 글자가 영어로 새겨져 있다.

이 남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간이 투사기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러자 인민해방군은 즉각 이 같은 행동이 계속될 경우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 대변인은 "인민해방군 홍콩 부대의 시설과 벽은 통상적인 공공장소가 아니라 군사적 제한 지역이며 홍콩법률에 따라 보호받는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부대 대변인은 또 "어느 누구도 부대의 허락 없이는 부대의 벽에 프로젝션을 이용해 그림을 투사할 수 없다"면서 "그같은 행동은 홍콩의 법률을 위반한 것이며, 인민해방군은 법적인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홍콩 신문들은 전했다.

아이웨이웨이가 구금된 지 4주가 지난 가운데 홍콩에서는 아이웨이웨이를 형상화한 길거리 그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새벽 신계지역 추엔완의 한 상가 철문에 아이웨이웨이의 얼굴 모습과 한자 이름이 담긴 그림이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홍콩섬 셩완(上環)의 손중산(孫中山) 사적 부근의 거리 벽에 아이웨이웨이의 구금을 비판하는 내용의 그림 12건이 그려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또 지난 13일에도 센트럴과 셩완 등 홍콩섬 중심가의 보도와 육교 벽면에 아이웨이웨이를 스텐실 기법으로 형상화한 판화 16점이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된 바 있다.

앞서 아이웨이웨이는 일요일인 지난달 3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을 통해 홍콩을 방문하려다 비행기 탑승 전 공안요원에 연행됐다.

아이웨이웨이가 어느 곳에 구금돼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지는 구금 한달이 가까워지도록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냐오차오(鳥巢)의 설계에 참여한 저명한 설치미술가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하기도 했다.

또 당국 검열에 맞서 인터넷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으며, 작년 2월에는 중국 정부의 예술구역(藝術區) 강제철거에 항의해 베이징(北京)을 대표하는 거리인 창안제(長安街)에서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처음으로 집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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