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국 타개’ 급한 북한, ‘사드 압박’ 필요한 중국…관계 좁힐까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급)의 닷새간 방중이 북·중관계 회복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중국 외교부는 베이징을 방문한 리길성 부상이 지난달 28일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공통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리 부상은 1일에는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와 만났다. 중국 정부는 이번 만남에서 양국 간의 공통 관심사와 국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자세한 회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국은 김정남 피살 사건과 북한산 석탄 수입 잠정 중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남 피살로 악화된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마하려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중국에 리 부상을, 말레이시아에는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동시에 파견한 것도 북한의 절박한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중국에 있는 김정남 가족들이 말레이시아에 가서 시신을 확인하는 데 중국이 협조하지 않도록 리 부상이 설득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측은 4일까지 이어질 리 부상의 방중이 “양국 간 정상적 외교 접촉”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북·중관계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6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만날 때 동석한 사람이 리 부상이었다면서, 북한산 석탄 수입 제재를 두고 양측이 서로 물고 뜯은 지 닷새 만에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나쁘지 않은 카드다. 쿵쉬안유 부장조리는 28일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차관과 만나 “한·미가 결정한 사드 배치는 중·러의 이익을 해치고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한다”면서 사드 대응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미·일에 대응해 중·북·러 구도를 강화할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중, 중·러 간 연쇄 만남을 언급하며 동북아 지역 일원으로서 중국의 대화 해결 노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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