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위대 있으면 영국 방문 안한다"

2017.06.12 13:06 입력 2017.06.12 14:42 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내 영국 국빈방문이 취소되거나 연기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최근 런던 테러 당시 트위터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을 비판한데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게 원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최근 테리사 메이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영국 국민들이 자신을 환영한다고 느낄 때까지 영국을 방문하지 않겠다는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미국 대통령은 대규모의 시위가 있다면 영국을 방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전화 통화에 배석했다는 한 총리실 고문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의 통화는 최근 몇주 안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당시 이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또 두 정상 간 통화는 트럼프의 영국 방문에 대한 양국 논의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트럼프가 런던 테러에 대해 트위터로 언급한 이후 역풍이 심해지면서 연내 영국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칸 시장을 비판한 데 대해 비난이 이어지자 영국 국빈방문을 하기 싫다는 뜻을 보좌진들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는 7월 트럼프의 유럽 방문 기회에 영국을 방문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포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참모들에게 9일 간의 중동·유럽 순방 후 힘든 장기 순방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는 자신이 외국을 방문하는 것보다는 해외 지도자들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원한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는 영국에서 심하게 인기가 없고 시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영국 방문 계획을 접은 이유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국내에서도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시위를 우려해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를 찾는 것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메이는 지난 1월27일 트럼프와 정상회담 후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트럼프의 연내 영국 국빈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그 자리에서 방문을 약속했다. 메이는 트럼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해외 정상이었다. 트럼프의 구체적인 영국 방문 시점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가디언 등은 오는 10월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그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대놓고 지지하면서 영국 내 비판론을 키웠다. 최근에는 런던 테러를 자신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하고, 칸 런던시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트위터를 올리면서 트럼프의 국빈 방문에 반대하는 여론이 급증했다.

당장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트럼프의 영국 방문 취소나 연기 보도가 나온 이날 트위터에서 “트럼프의 국빈방문 취소를 환영한다. 특히 그가 런던 시장을 공격하고,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한 뒤니까”라는 말했다.

칸 시장이 지난 3일 런던 테러 발행 후 공식성명을 통해 “우리는 테러리즘에 절대 겁먹지 않을 것이다. 불안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밝히자 트럼프는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적어도 7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친 테러 공격에서도 런던시장은 불안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이틀 후인 5일에도 트위터에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는 성명을 낼 때 빠르게 생각해야 했다. 그것은 한심한 변명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자 칸 시장은

양국 정부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영국 총리실은 “사적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엘리자베스 2세가 트럼프의 방문을 요청했고, 그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도 “대통령은 메이 총리를 대단히 존경한다”면서 “전화통화에서 그런 주제의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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