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격퇴” 선언 4주 만에 시리아 IS 테러…머쓱한 미국

2019.01.17 20:57 입력 2019.01.17 21:02 수정

미국인 4명 등 최소 16명 숨져

트럼프 전략 부재 비난 빗발

철군 이후 ‘안전지대’도 난항

“이슬람국가(IS)를 격퇴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이 무색하게 됐다. 시리아에서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미군 등 최소 16명이 숨졌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재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 만비즈 중심부의 한 식당 인근에서 16일(현지시간)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 미군, 시리아민주군(SDF) 대원 등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숨진 미국인 4명 중 2명은 미군이 주도한 국제동맹군 소속이고, 나머지는 미 국방정보국(DIA) 정보전문가와 통역사로 확인됐다. 2015년 미군이 시리아에 주둔한 뒤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테러다.

IS는 선전매체 아마크를 통해 “폭탄조끼를 입은 아부 야신 알사미가 십자군 동맹과 쿠르드노동자당(PKK·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정파) 변절자로 구성된 순찰대를 향해 폭탄을 터뜨렸다”며 배후를 자처했다. ‘십자군 동맹’은 국제동맹군을 지칭하고, ‘PKK 변절자’는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뜻한다. 테러가 일어난 만비즈는 미국을 등에 업은 SDF가 2016년 IS를 몰아내고 장악한 곳이다.

이번 테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IS 격퇴전 승리를 선언하며 시리아에서 철군하겠다고 발표한 지 4주 만에 벌어졌다. 이에 트럼프 정부의 ‘시리아 전략 부재’가 도마에 올랐다. 미국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하원의원은 “사건이 만비즈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의 복잡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발표가 적의 움직임을 부추긴다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사건 발생 몇 시간 후 해외공관장 회의에서 “칼리프(이슬람교 제국)는 허물어졌고 IS는 격퇴됐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성명에서 숨진 장병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지만 ‘IS 격퇴’ 주장에선 물러서지 않았다.

미군의 철군 이후 미국과 터키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 함께 구축하기로 한 ‘안전지대’ 논의도 난항에 빠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터키군과 정보요원을 배치해 안전지대를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폭 20마일(32㎞)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터키 정부는 안전지대를 만들면 미국이 YPG에 지원한 무기도 수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시리아 북부를 점령하겠다는 의도다.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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