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에 9900억원 군사장비 추가 지원…바이든 "푸틴은 전범"

2022.03.17 08:24 입력 2022.03.17 11:14 수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여성에 대한 폭력 퇴치 관련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여성에 대한 폭력 퇴치 관련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지대공·대전자 미사일 등 8억달러(약 99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장비 지원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면서 “우리 모두는 푸틴의 비열한 학살을 혐오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들의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생존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계속되는 고난의 날들 동안 스스로를 지키고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는 800기의 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우크라이나 군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헬리콥터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원 품목에 드론이 포함됐다면서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최첨단 무기를 보내겠다는 약속 이행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대공 미사일 시스템 800기, 대전차 미사일 9000기, 자동소총과 권총 등 총기류 7000점, 포탄과 박격포탄 2000만발 등을 우크라이나에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의 지원 품목 중에는 일명 ‘스위치블레이드’로 불리는 드론 100대가 포함됐다면서 목표로 삼은 사람이나 장비를 공격할 수 있는 ‘전술형’ 무기인 이 드론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는 것은 기존의 지원과는 차원을 달리한다고 지적했다. 스위치블레이드는 작고 가벼운 드론으로서 한번 이륙하면 최장 30분간, 지상의 조종사로부터 최대 수십㎞ 떨어진 곳까지 비행할 수 있다. 조종사는 이 드론이 보내오는 실시간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며 목표물을 발견하면 다가가 폭발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 무기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처음 사용했으며, 가볍고 조작이 간편하며 정확도가 높아 곧바로 육군과 해병대도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에 2억달러의 추가 군사원조를 승인했다. 일주일이 안되는 기간에 10억달러(약 1조2300억원)을 지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체 지원액은 20억달러(약 2조4700억원)에 가깝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 발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연방의회 화상 연설 직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당신의 위대한 나라의 리더다. 나는 당신이 세계의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세계의 리더가 되는 것은 평화의 리더가 된다는 뜻이다”라면서 지원을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게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그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 비판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비난해 왔지만 그를 전범이라고 직접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등이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전범이라고 비난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 표현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주까지 “만약 러시아가 명백히 민간인을 겨냥했다면 그것은 전쟁범죄가 될 것”이라면서 “공식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법적인 평가와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이를 전쟁범죄로 공식 규정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지칭함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종식된 이후로도 이 전쟁을 전쟁범죄로 단죄하려는 서방과 러시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자명하다”면서 “그는 진심에서, 또 그가 텔레비전을 통해 본 것을 토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지정하는 문제는 국무부에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전쟁범죄가 자행됐는지에 대한 조사 개시를 선언했다. 미국을 비롯한 10개 이상의 국가들은 향후 있을 러시아에 대한 전쟁범죄 재판에 대비해 관련 기록을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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