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0여개국 정치인들에게 4000억원 넘게 뿌렸다”

2022.09.14 10:42 입력 2022.09.14 11:43 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2014년부터 최근까지 20여개국 정당과 유력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최소 3억 달러(약 4170억원)의 자금을 후원했다는 미 정부의 분석이 나왔다.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아시아의 한 국가 대선 후보에게도 수백만 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다른 국가들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민주주의를 내부에서 조종하려는 시도”라며 “이번에 밝힌 내용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동맹국들과 협력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가 지원한 정치인들의 국적에 대해선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또다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 마다가스카르, 에콰도르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아시아의 한 국가 대선 후보에게도 수백만 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정치에는 러시아가 미국 정치권에 전달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미국 정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력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지지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공개적으로 조작 활동을 진행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우리에게도 이런 취약점이 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날 러시아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와 관련된 세부 사항을 공개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와도 관련이 깊다. 백악관은 올해 초부터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러시아의 의도나 행동에 대한 기밀 해제 정보를 반복적으로 공개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는 허위·조작 정보 등을 활용한 러시아의 선전전에 대응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향후에도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적 후원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목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몇 달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효과를 약화시키고,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에서 정치 자금을 포함해 은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구에 점점 더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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