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입부터 해킹까지···“세계 각국 33건 선거개입” 주장하는 이스라엘 여론조작 기업

2023.02.15 22:12

선거 개입부터 해킹까지···“세계 각국 33건 선거개입” 주장하는 이스라엘 여론조작 기업

세계 각국에서 33건의 선거에 개입하고 주요 인사들의 정보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이스라엘 여론 조작 기업 ‘팀 호르헤’의 실체가 외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프랑스 비영리기구 ‘금지된 기사들’(Forbidden Stories) 주도로 세계 30개 언론사가 참여한 탐사보도 컨소시엄이 ‘팀 호르헤’란 이름의 이스라엘 기업에 잠입 취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취재진이 고객을 가장해 수차례 화상, 대면 회의를 하며 이들이 어떤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모디인에 위치한 간판 없는 사무실에서 잠입 취재진을 만난 이 회사의 사장 탈 하난(50)은 “지난 20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 33건의 대선 규모급 캠페인에 관여해 27건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두 건의 ‘주요 프로젝트’에 관여했지만 미국 정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난은 미국,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흔적 없이 여론을 조작하려는 정보기관이나 선거 캠프, 민간 기업 등을 위한 서비스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에임스(Aims)’라 불리는 소프트웨어로 소셜미디어 가짜 계정을 생성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수천개의 가짜 계정을 생성해 이른바 ‘여론조작 군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난은 이런 방식으로 운용 중인 가짜 계정이 3만여개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취재팀은 이런 주장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결과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스위스, 멕시코, 세네갈,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 약 20개국에서 에임스로 생성한 가짜 계정이 여론 조작에 쓰인 정황이 확인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기업은 이에 더해 지메일이나 텔레그램 계정을 해킹하는 등의 수법으로 경쟁 상대의 정보를 빼내고, 거짓 메시지를 보내 관계자 간 불화를 일으키는 등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고도 주장했다.

하난은 이런 서비스의 대가로 받는 돈이 건당 600만∼1500만 유로(약 82억∼206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하난은 이스라엘 특수부대 요원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그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심리전과 선거, 금융, 소셜미디어 등의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이스라엘 정부기관 출신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가디언은 팀 호르헤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개인 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해 정치 광고 등에 사용했다가 2018년 폐업한 영국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하청을 받고 2015년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하난은 이런 보도에 대해 “나는 어떤 범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런 여론조작 기업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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