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위안부 사진전 진행 방해 “상식 밖 감시”

2012.06.27 16:39
디지털뉴스팀

재일한국인 사진작가 안세홍씨(41)가 니콘이 ‘일본군 위안부 사진전’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도쿄 신주쿠의 니콘살롱에서 ‘겹겹-중국에 남은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들 사진전’을 주제로 38점의 사진을 선보이고 있는 안씨는 27일 페이스북에 “니콘이 상식 밖의 감시를 벌이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안씨는 “니콘살롱 문을 여는 순간부터 니콘 경비원들은 관람객의 가방을 열어 확인하고 금속 탐지기로 몸을 검사하고 있다”며 “이건 분명 인권 침해와 다름없어 오시는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또 “니콘은 (위안부 사진 앞에) 꽃을 가져다 두는 것도 못하게 저지하고 있다”며 “좋은 일에 쓰라며 주는 기부금도 문제가 된다며 니콘의 변호사가 보관하고 있는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상식 밖의 일에 분노해 나 또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전했다.

니콘은 지난달 하순 도쿄의 니콘 살롱에서 열려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안세홍씨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사진전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안씨가 니콘과 전시장 사용 계약을 맺었지만 사진전 내용과 취지가 알려지면서 니콘이 전시장 대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다. 니콘이 장소 대여를 거부한 이유는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사진이 정치적이

니콘 경비원들이 전시회 관람객의 몸을 검사하고 있다.  |안세홍씨 페이스북

니콘 경비원들이 전시회 관람객의 몸을 검사하고 있다. |안세홍씨 페이스북

라는 것이었다.

안씨는 도쿄지방법원에 ‘전시회 취소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사진전이 열리게 됐다. 법원은 “위안부 할머니 사진이 정치성을 띠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진은 예술 표현에 국한된 것으로 사진 전시회가 정치활동은 아니다”라며 “니콘살롱이 전시회를 언론에 홍보해놓고, 개최 예정일을 한 달여 앞두고 갑작스레 취소하겠다고 한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니콘 측은 법원 판결에 따라 장소만 빌려줄 뿐이라면서 안씨의 작품전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니콘은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작가와 사진을 전혀 소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임시로 전시회장 사용을 허락한 것에 불과하다’는 안내문까지 올렸다. 또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전시장에 경비인력을 대거 배치하고 관람객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 전시장 안 사진촬영과 작가에 대한 언론 인터뷰, 팸플릿 판매도 금지했다.

안씨는 사진전이 열리기 직전인 25일 “사진을 걸려고 니콘살롱에 갔는데 니콘은 도와주는 스텝들의 숫자를 제한하고 외부 언론을 철저히 차단했다”라며 “디스플레이 중간에 사진 찍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니콘이 고용한 세 명의 변호사가 뒤를 쫓아다니며 누구를 만나는지, 무슨 대화를 하는지 녹음하고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취재요청이 들어와) 니콘의 시선을 피해 건물을 벗어나는 순간에도 니콘 관계자 두 명이 밖까지 쫓아와 감시했다. 할 수 없이 인터뷰를 하기 위해 한적한 공원으로 가야 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6일까지 도쿄 신주쿠의 니콘살롱에서 열리는 ‘겹겹-중국에 남은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들 사진전’ |안세홍씨 페이스북

다음달 6일까지 도쿄 신주쿠의 니콘살롱에서 열리는 ‘겹겹-중국에 남은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들 사진전’ |안세홍씨 페이스북

안씨는 ”(27일도) 일본 우익단체의 집회가 예정돼 있어 어떠한 난동을 피울지, 니콘의 감시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이 모든 것이 위안부 할머니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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