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플랜>, 의혹만 남긴 채 2차 논문 발표 포기

2017.09.02 16:46
백철 기자

·2012년 대선 개표 조작 가능성 제기한 논문 2차 발표 포기… 선관위 재검표 요구에는 침묵

영화 <더 플랜>의 한 장면. / 네이버 영화

영화 <더 플랜>의 한 장면. / 네이버 영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제작한 영화 <더플랜>의 이론적 바탕이 된 논문(‘마스터플랜 1.5’)이 8월 미국 학회에서 재차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김 총수는 ‘마스터플랜 1.5’ 논문의 공동저자다.

‘마스터플랜’은 전희경 미국 조지아서던대 역학부 교수, 현화신 캐나다 퀸즈대 수학통계학부 교수 등 5명의 저자가 지난 4월에 미국 중서부정치학회(MPSA) 연례 학술대회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한 논문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미분류표 내에서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분류표 내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율보다 높았다. 영화 <더플랜>은 ‘마스터플랜’ 논문을 바탕으로 이 현상을 “디자인과 플랜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2012년 대선 개표과정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더플랜>이 개봉된 이후 전희경 교수는 기자와의 이메일에서 “MPSA와 미국 정치학회(APSA) 두 곳 콘퍼런스에서 논문 발표를 하라고 (연락이) 왔다. 그 중 빨리 할 수 있는 MPSA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MPSA에서는 포스터 발표로 결정이 됐고, APSA에서는 구두 발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당시 전 교수는 ‘마스터플랜’ 논문이 8월 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SA 연례모임의 한 세션(Electoral Accountability, Integrity, & Security)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PSA에 확인한 결과, 8월 31일 세션에는 ‘마스터플랜’이 아닌 다른 4편의 논문만 발표됐다.

■“바빠서 논문 제출 늦어져”

‘마스터플랜’ 논문은 학회가 요구한 기간 안에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희경 교수는 기자에게 “시간이 없어서 학회 참석을 취소했고, 공동저자들의 건강문제도 생겼다”며 “논문 제출도 회사일이 바빠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터플랜’ 논문에 19대 대선 결과도 추가되느냐는 질문에 전 교수는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대 대선의 K값은 (세간에 알려진) 1.6이 아니라 0.6이며, 미분류표가 문재인 후보의 당선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스터플랜’ 2차 논문에는 18대 대선 외의 다른 선거에 대한 데이터 분석도 담길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또 다른 저자는 지난 4월 기자에게 “2012년, 2016년 총선 데이터에 대해서도 분석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과거 총선에 대한 분석이 논문에 추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스터플랜’ 2차 논문에는 18대 대선 외의 다른 선거에 대한 데이터 분석도 담길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또 다른 저자는 지난 4월 기자에게 “2012년, 2016년 총선 데이터에 대해서도 분석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과거 총선에 대한 분석이 논문에 추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더플랜> 측은 영화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더플랜> 개봉 이후 18대 대선 투표지를 공개적으로 재검표하자고 밝혔다. 선관위 측은 “19대 대선이 끝나고 100일이 지났음에도 <더플랜> 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어 법 절차에 따라 18대 선거 서류를 폐기했다”고 밝혔다. 8월 7일, 중앙선관위는 전국 지역 선관위에 공문을 보내 18대 투표지 등 선거 관계 서류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4월 27일 대법원이 18대 대선 무효소송을 각하한 이후, 선관위는 18대 대선 투표지 등을 폐기할 법적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선관위는 19대 대선이 끝난 뒤인 5월 11일 각 지역 선관위에 공문을 보내 18대 대선 투표지 폐기를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대선 투표지 공개검증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선관위는 “<더플랜> 측에선 우리가 특정지역만 재검표할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요청이 들어온 모든 지역에 대해 전부 재검표할 생각이었다. 재검표 요청이 들어오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논문 발표 취소 및 18대 대선 재검표와 관련해 <더플랜>을 제작한 프로젝트부에 문의했지만 프로젝트부 측은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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