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접종, 위험성보다 이점 훨씬 커”

2021.03.19 21:00 입력 2021.03.19 21:07 수정

EMA, AZ 백신·혈전증 무관 결론

일반 시민 대상 접종센터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19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가 준비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 시민 대상 접종센터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19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가 준비되고 있다. 연합뉴스

“드문 연관성 배제 못해” 표현엔
전문가들 “아직 모른다는 것 아닌
인과관계 부재 증명 어렵다는 뜻”

“매우 드문 혈전과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배제할 수 없다.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8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혈전증과 관련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단서를 붙였다. 백신의 혈전증 유발 증거가 현재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연관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EMA 발표는 백신과 혈전증의 ‘연관성 없음’ 결론이 아니라 ‘아직은 모른다’는 중립적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백신 접종을 앞둔 대상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의학에서 ‘인과관계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라며 EMA 발표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것은 중세법적 용어로 ‘악마의 증명’과 같다”며 “악마가 있다는 것은 데려와서 보여주면 되지만 ‘악마는 항상 모습을 숨기고 있다’는 논거 때문에 악마가 없다는 건 여러 증거를 보여줘도 반론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쉽지만 인과관계 없음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뜻이다.

백신과 혈전의 연관성은 역학조사를 통해 접종자와 비접종자의 혈전 등 이상반응 발생 비율 등을 따져 알아볼 수 있다. 정 교수는 “일반 인구집단에서 평균 발병률과 접종 후 발병률 등을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AZ 백신의 임상시험이나 해외 접종 사례 분석 결과를 볼 때 현재 접종자와 비접종자 간 혈전증 발생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지난 17일 “예방접종력이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혈전증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백신의 이익이 부작용 위험성보다 크다’는 EMA 결론은 이런 이유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과학의 눈으로 백신과 혈전증 간 연관성 여부를 입증하는 것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그사이 4차 유행이 올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현재 백신 접종을 멈출 경우 생기는 위험이 접종으로 인한 위험보다 크다”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5만명가량이 백신을 접종하고 혈전증이 생긴 사례는 2건이지만 9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그중 1500명 이상 사망했다”며 “인과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접종을 주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최근 “접종 이점이 위험성을 훨씬 능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백신 접종 후 혈전증 발생이 보고된 20대 남성 사례 등으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사례의 인과성 결과에 따라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반응과 부작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Z 백신은) 이전에도 효능이나 부작용 논란이 계속 있었다”며 “방역당국은 치밀하게 살펴보고 투명하게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혈전·혈액응고장애 감시를 강화하고, 관련 전문가 위원회를 만들어 심층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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