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끝장토론 본 누리꾼들 “찬성쪽만 모여 얘기하는 게 토론?”

2014.03.21 10:39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는 종료시간을 정하지 않은 채 ‘끝장 토론’ 방식으로 열렸다. 하지만 7시간6분 동안 진행된 토론을 지켜본 시민들은 “이것을 토론이라고 볼 수 있는가”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열띤 논쟁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 중소상공인들이 미리 준비해 온 원고를 읽으면 담당 부처 장관 등 공무원들이 틀에 박힌 답변을 하는 형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규제개혁에 찬성하는 이해당사자들만 등장해 토론에 힘이 없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회의에는 경제5단체 관계자, 중견·중소기업인, 자영업자 등 민간 부문 59명을 포함해 정홍원 국무총리와 부처 장관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tea****)는 “토론이 무슨 뜻인지를 좀 알아보든가, 규제를 암덩어리로 믿고 계신 분들만 나와서 무슨 토론?”이라고 질타했다. 또다른 누리꾼(@lon****)은 “토론은 찬반이 있어야 토론이다. 이 끝장토론은 토론이 아니라 ‘끝장요청’이다”라며 “대통령 너무 쉽게 한다. 반대편 이야기는 안 듣고 그냥 자기들 마음이네”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중소상공인들이 불만을 이야기하고 유관부처 관계자들이 준비된 답변을 한 뒤 때로 박 대통령이 부처 관계자들을 질타하는 모습이 지나치게 권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cho****)은 “끝장토론 보니까 선생님이 학생 혼내듯, 직장상사가 부하직원 혼내듯 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느낌을 말했다. 또다른 누리꾼(@lil****)은 “전형적인 한국식 찍어누르기 회의라서 보다가 숨이 막혀 채널을 돌려버렸다. 저게 무슨 토론이야, ‘너희들은 내 생각대로 해’지…”라는 글을 남겼다.

지상파 3사와 일부 종편 등에서 이날 회의를 일제히 생중계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날 회의는 국정홍보방송인 KTV를 비롯해 KBS·MBC·SBS등 지상파 3사, 지역민방 OBS,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서 생중계됐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도 회의를 생중계했다. 한 누리꾼(@yoh****)은 “국정홍보방송 하나만 했어도 충분히 남아돌았을 것을, 대한민국 모든 방송이 히틀러 체제의 조직들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jnj****)는 “공중파 3사와 종편, 포털을 동원해 생중계.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급했나보다”라며 청와대가 지방선거를 의식해 국정홍보에 나섰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반면 규제개혁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 국민과 소통하려는 시도를 칭찬하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한 누리꾼(@jkh****)은 “하루 종일 텔레비전 앞에서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나 진지하게 봤다. 박 대통령은 꼭 해내겠다고 느꼈다. 종종 이런 소통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감상을 남겼다. 또다른 누리꾼(@myu****)은 “역대 대통령 중에 이렇게 국민과 소통한 대통령이 있었던가? 열정에 감사드린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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