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라…” 원희룡, 제례 집전 거부

2015.03.12 22:11 입력 2015.03.12 22:30 수정

제주지사, 종교 신념 이유로 한라산신제 등 초헌관 안 해

원희룡 제주지사(51·사진)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또다시 ‘한라산신제’ 제관직 수행을 거부했다. 한라산신제는 도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탐라국 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 제례행사다. 제주도 조례는 도지사가 ‘초헌관’(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제관) 역할을 하도록 했지만 원 지사는 기독교 신자라는 종교적 이유를 내세워 유교식 제례 집전을 잇달아 거부하고 있다.

“기독교 신자라…” 원희룡, 제례 집전 거부

12일 오전 한라산신제가 열리는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제단에 20여분 늦게 도착한 원 지사는 “제주의 전통 양식인 한라산신제 원래의 모습을 더 발굴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과 연구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나 제복을 입고 절을 올리는 초헌관 역할은 하지 않았다. 대신 박정하 정무부지사가 제를 집전했다.

일제강점기 때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중단됐던 한라산신제는 이후 마을 주민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해오다 2009년부터 제주도가 행사에 참여했다. 2011년엔 한라산신제단이 제주도 지정 기념물이 됐다. 이듬해 제정된 제주도 한라산신제 봉행위원회 지원 등에 관한 조례는 도지사를 초헌관 당연직으로 못박았다. 과거 김태환·우근민 전 제주지사도 한라산신제, 건시대제(탐라국 시조에게 도민 안녕을 기원하는 유교식 제례) 등의 제례를 집전했다.

원 지사는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성공기원 한라산신제’와 12월 건시대제에도 초헌관으로서 제를 집전하는 것을 거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원 지사가 종교적 신념 때문에 초헌관을 맡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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