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편향된 NHK 안 보겠다”

2017.01.17 16:08 입력 2017.01.17 21:53 수정

일본, 채널 차단 필터 설치 등 수신료 납부 거부 속출

“우리 집 TV에는 NHK가 나오지 않는 장치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일본 도쿄의 한 남성은 요즘 이런 주장을 펼치면서 NHK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남성은 자기 집 TV에 NHK 방송이 나오지 않게 하는 장치인 ‘NHK 컷 필터’를 설치한 뒤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NHK는 이 남성을 상대로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수신료를 내라는 소송을 냈고,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해 7월 NHK의 손을 들어줬다. 이 남성은 항소했다.

일본 국민 중 상당수가 이 남성처럼 NHK 수신료를 내지 않는다. 17일 NHK에 따르면 TV를 보유한 가구 중 수신료 납부를 거부한 가구가 20%가 넘는다. ‘나는 NHK를 안 본다’면서 버티던 사람들에게 2014년 7월 처음 시장에 나온 컷 필터는 큰 힘이 됐다. 개당 5000엔(약 5만2000원) 정도에 사서 안테나선과 TV 사이에 설치하면 NHK 채널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상당수는 NHK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편향된 방송을 일삼는다고 주장한다. NHK의 모미이 가쓰토 회장은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정권 편향을 드러낸 바 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이라는 정당을 만들어 지난해 도쿄도지사 선거에 나섰던 다치바나 다카시(立花孝志)는 이 방송사 임직원의 급여가 너무 높은 점, 3400억엔이나 들어가는 새 사옥을 지으려 하는 점 등을 들며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을 펼친다. 지상파와 위성방송을 모두 볼 경우 수신료가 월 2280엔으로 비싼 것도 미납자가 많은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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