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북 압박은 계속하되 조건없는 대화에도 나서기로"...워싱턴포스트 보도

2018.02.12 13:26 입력 2018.02.13 15:14 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백악관이 핵폐기 전제조건 없이도 북한과 대화에 나서는 것에 대해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한 대화 입장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도 가능하다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실질적 조치가 있을 때까지 압박은 계속하되 동시에 대화의 문도 열어두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11일(현지시간) ‘펜스 :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서울에서 연출된 미국과 북한의 냉기에도 불구하고 무대 뒤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전제조건 없이 직접대화에 나설 수 있는 외교적 개방을 위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백악관과 문재인 대통령 간의 상호 이해로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말했다.

로긴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한국 방문 후 귀국 전용기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한·미가 추가적인 대북 관여의 조건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우선 대화에 나서고 미국도 곧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 합의의 핵심은 미국과 동맹국이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를 향한 분명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압박을 지속하되 이런 압박 작전이 진행 중인 와중에도 미국 정부는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핵폐기를 전제로 대화하겠다던 미국과 핵 보유국 인정 관련 대화만 하겠다는 북한 사이에서 조건없는 대화의 가능성이 생기게 된 것이다. 펜스는 부통령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동시에 구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동맹국들이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행보라고 믿을 만한 무언가를 북한이 실제로 할 때까지는 압박을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최대 압박 전략은 지속하고 강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화를 원하면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합의는 관여를 앞세우는 한국 정부와 압박을 강조하는 미국 정부 사이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해법이기도 하다. 펜스 부통령은 두 번에 걸친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한국의 관여 정책이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방법에 대해 물었고,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화만으로는 경제적, 외교적 혜택이 없을 것이며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때만 가능하다고 분명히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이후 북한과의 관여(대화)를 승인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로긴은 전했다. 한국 정부는 올림픽 이후 남북대화를 이어가더라도 경제적, 외교적 압박은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미국도 압박 정책이 계속된다면 남북대화를 용인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북한 측에 미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내게 전했다”고 말했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은 처음이 아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미 수차례 조건없는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백악관이 조건없는 초기 대화란 개념을 승인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로긴은 평가했다. 로긴은 “그것은 한·미 양국의 단절에 진정한 해결책을 제공한다”면서 “또한 미국과 북한이 파괴적인 국제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희망을 보여주는 절차를 곧 시작할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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