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주가 역차별 받나

2000.07.27 10:51

중소기업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나스닥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코스닥 벤처업종지수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소외주, 저PER주, 실적주 등이 테마로 뜨고 있지만 벤처기업은 투자자의 관심권 밖으로 사라진 상황이다. 하지만 주가하락으로 일반기업에 비해 월등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벤처기업이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지어 벤처기업 역(逆)차별론, 역(逆)버블론을 펴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들 종목의 투자시점에 대해서는 시장 반등 확인 후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3분의 1 토막난 벤처주가=벤처업종지수는 지난 19일 이후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중이다. 25일 현재 지수는 237.87. 연중 최고치인 지난 3월9일 787.46의 30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하락률(59)에 비해서도 벤처업종지수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 3일만 해도 22조1천8백9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25일 16조8천8백94억원으로 줄었다. 1조원을 웃돌았던 하루 거래대금도 요즘은 8천억~9천억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벤처업종 투자심리 역시 30수준으로 극도로 위축된 상태다.

■역(逆)버블 논쟁 대두=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윤용선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호전을 감안할 때 코스닥벤처지수는 이미 실적을 밑도는 역(逆)버블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코스닥 중소형주(특히 코스닥 제조업, 건설업종) 가운데 95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벤처업종지수는 7.2나 떨어진 것이 이를 말해준다는 것이다. 서울증권 김창희 과장도 “일부 기업의 경우 내재가치에 비해 분명 저평가돼 있어 역버블 상황으로 보인다”며 “기술적 반등 시점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시가총액 대비 자본금 비율을 감안해도 벤처기업과 거래소 기업의 차이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나스닥지수, 투자심리 개선돼야=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스닥벤처지수와 미국 인터넷지수는 올들어 유사한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연초 각각 40, 30의 조정을 받았고 3월 중순쯤부터 시작된 대세하락 국면에선 나란히 60가까운 폭락세를 기록했다. 유럽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나스닥과 코스닥은 지난 6월 이후 동조화가 깨졌지만 미국 인터넷지수와 코스닥 벤처지수의 동조화는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테마열풍에 코스닥 벤처기업이 영향받고 있음을 말해준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김병수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는 ▲시장지배력이 높고 수익성이 검증된 기업 ▲M&A를 통해 약점을 보완한 시장경쟁우위기업 ▲독특한 기술 보유기업 등으로 차별화가 진행중”이라며 코스닥 벤처기업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증권 김창희 과장도 “벤처기업의 등락은 나스닥 등 세계적인 추세와 맞물려 있어 나스닥 시장이 개선되지 않는 한 투자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적 반등 이후 재차 상승여력이 있는 기업을 추천했다.

〈이상연기자 lsy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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